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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질은 무조건 ‘333법칙’? “탄산음료 마신 직후엔 피해야”

2019-10-15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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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도 높은 맥주나 커피, 치약 만나면 치아 표면 부식

▶ 물로 헹군 뒤 30분 후가 적당

양치질은 무조건 ‘333법칙’? “탄산음료 마신 직후엔 피해야”

탄산음료나 맥주 커피 등을 마신 뒤 곧바로 양치질을 하면 치가 표면이 부식될 수 있다.

양치질은 무조건 ‘333법칙’? “탄산음료 마신 직후엔 피해야”

양치질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를 닦는 게 아니라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 사이를 깨끗이 만드는 것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 양치질하는 ‘333법칙’을 철칙(鐵則)처럼 따르는 이가 많다. 하지만 음식 종류에 관계 없이 333법칙만 고수하다간 치아가 손상될 수 있다. 게다가 송근배 경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예방치과학교실 교수팀의 연구 결과, 하루 네 번 이상 칫솔질하면 하루 1~3번 양치질하는 사람보다 암에 훨씬 적게 걸렸다.

이경은 대전성모병원 치과 교수는 “산도가 높은 탄산음료, 맥주, 커피, 주스, 식초가 포함된 음식, 이온 음료 등을 먹은 뒤에 곧바로 양치질을 하면 산성으로 변한 치아와 치약의 연마제가 만나 치아 표면이 부식될 수 있다”며 “탄산음료나 산도 높은 음식을 먹은 뒤에는 물로 입안을 헹구고 30분 뒤에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밤중에 입안에 세균이 제일 많이 증식하기에 음식을 먹지 않았더라도 잠자기 전에는 양치질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즉 적어도 하루 4번 정도 양치질하는 것이 추천된다. 특히 잠자는 동안 침이나 혀, 입술 안쪽에 의한 자정 작용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자기 전에 하는 양치질은 더 오랫동안 신경을 써서 해야 한다.

잠자기 전 올바른 양치질 방법으로 3분 정도 양치질을 꼼꼼히 한 뒤 제일 안쪽에 있는 어금니와 염증이 있거나 피가 나고 불편한 약한 잇몸에 각각 1분 정도 치실 또는 치간 칫솔을, 잇몸 마사지와 소금물 헹구기를 1분 정도 시행하는 등 모두 6분 정도 양치질하면 된다.

◇칫솔에 물 묻히면 치약 효능 떨어져

칫솔에 물을 묻히고 양치질을 하면 치약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 치약에 연마제를 비롯해 비누나 세제처럼 거품을 내 이물질을 제거하는 계면활성제, 충치를 막는 불소, 방부제, 향미제, 감미제 등이 들어 있다. 치약 성분의 50% 이상인 연마제는 치아 표면을 연마해 때와 얼룩을 없애고 치아 광택을 유지한다. 그런데 연마제는 물이 닿으면 성분이 희석되면서 농도가 낮아져 기능이 약해진다. 충치를 예방하는 불소 등 유효 성분도 물이 닿으면 치아에 닿기 전에 희석돼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

치약을 많이 짜 양치질하면 치아에 붙은 치태나 찌꺼기를 닦아 주는 연마제나 거품을 만드는 계면활성제 양이 늘어나 상쾌하고 개운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계면활성제 등이 입안에 남으면 압안이 건조해져 입 냄새를 유발하고 세균이 쉽게 번식한다. 이 교수는 “성인의 경우 칫솔모 전체의 3분의 1이나 2분의 1 정도 양이면 적당하다”며 “또한 칫솔모 위에 두툼하게 묻히지 말고 칫솔모 안으로 스며들도록 눌러 짜 사용해야 치아 깊숙한 곳까지 닿아 양치질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소금 양치질하면 잇몸·치아 손상돼

이 밖에 소금으로 양치질하면 잇몸과 치아를 손상할 수 있다. 특히 굵은 소금으로 양치질하면 개운한 느낌을 받는데 치아가 마모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끈적이고 점착성이 높은 음식도 더 많아져서 소금으로 양치하는 것이 치약을 이용하는 것보다 양치질 효과가 떨어지지만 하루 한 번 정도 농도가 짙지 않은 소금물로 입안을 헹구면 구강건강에 좋다.


미백 치약은 치아 착색을 막아주지만 치아의 색깔을 눈에 띄게 바꾸지 못한다. 미백 치약을 과다하게 사용하면 일반 치약보다 강화된 연마제와 과산화수소 성분 때문에 잇몸이 손상될 수 있고, 치아과민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커피나 차를 마시면 치아 표면에 있는 미세한 틈으로 홍차·녹차·우롱차·보리차 등 각종 차나 커피에 들어 있는 색소가 들어가 치아가 변색될 수 있다. 따라서 각종 차나 커피를 마셨다면 치아가 변색되지 않으려면 물로 입을 헹구고 양치질하는 것이 좋다.

◇고령인, 칫솔·칫솔질 방법 바꿔야

고령이라면 칫솔 종류와 칫솔질 방법도 바꿔야 한다. 60세가 넘으면 치아 사이가 뚫려 공간이 생기고 잇몸이 내려간다.(치은퇴축) 치주병이 있으면 치은퇴축이 더 빨라져 음식물이 잘 끼게 된다. 또 침 분비가 줄면서 입안이 항상 뻑뻑하고 건조하다.

박준봉 강동경희대병원 치주과 교수는 “치은퇴축으로 치근(齒根)이 보이기 시작하면 칫솔 종류와 칫솔질 방법도 바꿔야 한다”며 “특히 보철물이나 임플란트를 했으면 입속 구조가 바뀌므로 특수 형태의 칫솔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했다. 박 교수는 “고령이라면 칫솔질을 너무 열심히 하면 치근이 닳아 오히려 충치가 잘 생긴다”며 “치근에 충치가 생기면 예후가 불량하기 때문에 칫솔질을 열심히 하기보다 정확히 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치주질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중증으로 악화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치아를 검진할 필요가 있다. 40대가 넘으면 6개월에 1번 정도 치아를 검진하면 된다. 특히 만성질환자, 폐경기 이후 여성, 60대 이상 고령자 등은 4개월에 1회씩 검진하는 것이 좋다. 또 임신부, 당뇨병, 잇몸수술을 한 사람은 2~3개월에 한 번 정도하는 것이 추천된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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