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산에 살리라

2019-10-02 (수) 송영옥 / 뉴저지 이스트 하노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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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개척지 ( The last frontier) 라는 애칭으로 불리우는 알래스카는 미국 영토의 1/5 에 해당하는 580만 평방 마일(남한의 15배) 의 광대한 땅에 74만의 주민이 거주하는 그림같은 만년설과 빙하, 3,000개도 넘는 강과 300만도 넘는 호수, 태평양과 북극해를 품고 있는 청정지역이다. 최초의 원주민은 빙하기 마지막 때인 B.C. 25,000 에서 9,000 년경 몽고 지역 여러 부족이 동물과 함께 이동으로 부족끼리 흩어져 자리를 잡고 사냥과 수렵으로 생계를 유지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17세기에 러시아인들이 사냥과 수렵으로 또한 모피상인들이 몰려들어 원주민을 몰아내고 그들의 식민지 도시로 자리를 잡는다.

1867년 제정 러시아는 크림전쟁에 패한 후 재정곤란에 처하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알래스카를 미국 17대 대통령 Andrew Johnson 때 국무장관 William Seward 의 협상으로720만 (2 cent per Acre) 달러에 매입하게 된다. 얼음과 눈으로 덮힌 쓸모없는 땅이라고 멍텅구리 스워드, 스워드의 얼음 박스라고 많은 사람들이 조롱할 때 Seward 는 우리의 후손을 위함이라는 수세기 미래를 바라보는 한 사람의 명찰이 대단하다. 지하자원, 수산물, 목재의 3대 보고와 함께 군사요지요 관광자원까지 무궁무진한 미래의 꿈이 지금은 현실로 다가와 있고 1959년에야 미국의 49번째 주가 되었다. 1967년 북극해 연안 프르도해 (Prudhoe Bay) 에서 대량의 원유와 개스가 발견되었고 세계적인 원유파동이 나자 원활한 수송을 위해 직경 48” 의 송유관 (Alaska Pipeline) 을 3년 걸려 1977년에 완성한다.

3개의 대산맥, 북극권에 속해 사람이 살지 않는 Brooks Range, 캐나다의 Yukon 까지 연결되었고 북미 최고봉인 McKinley 산이 있는 Alaska Range, 앵커리지와 남부해안을 감싸고 있는 추카치산맥( Chugach range) 을 통과하여 바다가 얼지않아 유조선 수송이 편리한 남부 항구 valdez까지 800 Miles 연결된 세계적인 공사다. 송유관은 생태계를 다칠세라 자연의 주인되는 동물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높이로 올리고 환태평양 불의 고리에 속한 지역이라 땅이 흔들일 때 같이 움직일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다. 미국의 얼음나라에 걸맞게 앵커러지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추가치 산맥에는 60 여개의 빙하가 있다고 하니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극적인 만년설과 뾰죽한 산봉우리가 장식된 스카이라인과 끓임없이 흘러내린 물 먹은 숲과 내려다보면 강이요 호수요 들꽃이니 나도 모르게 자연에 동화되어 버린다.


험악한 세상을 사는 한 나그네가 자연이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며 나도 여기에 속하였다는 어설픈 변명으로 ‘청산에 살리라’는 가곡이 마음에 와 닿는다. 미국 어디에도 이렇게 쉽게 접할 수 없는 빙하 탐방은 알래스카 여행의 진미다. 유빙의 일각처럼 앵커리지 근접의 작은 일부만 보고도 멋진 자연에서 즐길 수 있는 풍경이 족하다.

발데즈항구에서 크루즈를 타고 나가야 볼수 있는 프린스 윌리암 해협을 꽉 채우는 콜롬비아 대 빙하며 하이웨이에 근접하여 누구나 가볍게 걸어갈 수 있는 육지빙하 마타누스카 빙하, 오솔길을 올라가면서 지구가 힘들어 한다는 온난화로 빙하가 얼마만큼 줄어들었나 표시판을 만들어 놓은 엑시트 빙하 등등 서로 다른 모양의 빙하를 만나 보았다. 멀리서 바라보는 빙하도 좋고 기차를 타고 계곡을 구비구비 돌아보는 것도 좋고 직접 걸어보고 체험하는 빙하도 좋다.

<송영옥 / 뉴저지 이스트 하노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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