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엄마의 힘으로…세계 육상 빛낸 ‘로켓 맘’ 돌풍

2019-10-0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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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 출산하고 4년 만에 복귀한 프라이스, 100m서 압도적 우승
지난해 11월 딸 얻은 펠릭스는 12번째 금메달로 볼트 기록 넘어

▶ 중국의 류훙도 경보 20km 우승,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엄마의 힘으로…세계 육상 빛낸 ‘로켓 맘’ 돌풍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가 레이스 직후 아들 자이온을 안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

엄마의 힘으로…세계 육상 빛낸 ‘로켓 맘’ 돌풍

딸 캠린을 안고 있는 엘리슨 펠릭스. 펠릭스는 우사인 볼트의 세계선수권 최다 금메달 기록을 깨뜨렸다. [AP]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한 승리다”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33·자메이카)가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m에서 우승한 뒤 밝힌 소감이다.


AP통신은 29일 “프레이저-프라이스가 옳았다. 이날은 육상계에서 ‘어머니의 날’로 불려도 좋을 것 같다”고 타전했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육상선수권 셋째 날, 어머니 3명이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프레이저-프라이스가 여자 100m에서 10초71의 개인 두 번째로 좋은 기록(개인 최고 기록은 10초70)을 세우며 세계 정상에 올랐고, 앨리슨 펠릭스(34·미국)는 혼성 1,600m 릴레이에서 윌버트 런던(남), 코트니 오콜로(여), 마이클 체리(남)와 팀을 이뤄 3분09초34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또 중국의 류훙(32)도 여자 20㎞ 경보에서 1시간32분53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프레이저-프라이스와 펠릭스, 류훙은 모두 2017년 혹은 2018년에 출산을 하고, 트랙과 도로 종목에 복귀한 ‘엄마 선수들’이다. 이들은 모두 출산 후, 매우 짧은 시간에 세계정상급 기량을 회복하며 세계선수권대회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 “임신과 출산 후, 여자 육상 선수들의 기량은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편견을 깼다. 이들 3명의 금메달리스트는 “여성도 할 수 있다. 어머니도 할 수 있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15년 베이징 대회 이후 4년 만에 100m 정상을 되찾으며 세계선수권 8번째 금메달이자, 10번째 메달(금8, 은2)을 목에 걸었다. 여자 100m에서는 4번째 금메달을 땄는데 그녀의 우승기록 10초71은 그녀가 4년 전 베이징 대회에서 우승할 때 기록(10초76)보다 0.06초나 빠른 것이다. 여자 100m에서 프레이저-프라이스보다 많이 우승한 선수는 없다.

펠릭스는 우사인 볼트의 세계선수권 최다 금메달 기록을 넘어섰다. 펠릭스는 이날 생애 12번째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어 11개의 금메달을 딴 볼트의 기록을 넘어섰다. 펠릭스는 남녀 합쳐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리스트(17개)이기도 하다.

류훙은 세계선수권에서 개인 5번째 메달(금2, 은2, 동1)을 따내며 여자 경보 최다메달리스트 자리를 유지했다. 이 부문 2위는 3개의 메달을 딴 올가 카니스키나(러시아)다.

지금까지 출산한 많은 여자 선수들은 신체적인 어려움과 높게 쌓인 편견 탓에 은퇴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프레이저-프라이스와 펠릭스도 “솔직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17년 내가 임신했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침대 위에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다”라고 떠올렸다. 당시에는 프레이저-프라이스도 “선수 경력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2018년 트랙 복귀를 택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모두가 ‘프레이저-프라이스는 끝났다’라고 말했지만, 남편 제이슨과 아들 자이온은 나를 믿었다. 나도 나를 믿을 수 있었다”라고 했다.

펠릭스는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나와 모든 여자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편견과 환경을 극복한 동료를 극찬했다.

사실 펠릭스는 이미 많은 여자 육상 선수들의 멘토이자 영웅이다. 그는 임신과 출산을 한 뒤 ‘임신 기간 후원금을 70% 삭감한다’는 나이키의 정책에 정면으로 맞섰고 결국, 나이키는 “펠릭스와 모든 여성 선수들, 팬들에게 사과한다. 앞으로 나이키는 후원 선수가 임신해도 후원금을 모두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나이키의 사과를 받은 뒤, 펠릭스는 더 훈련에 매진했다. “나와 여자 선수들의 싸움이 많은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어머니도 할 수 있다’는 걸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펠릭스는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과거보다 더 강해진 나를 발견했다”고 했다. 그리고 출산 후 처음 치른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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