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드 애스트라’(Ad Astra), 실종 아버지 찾아 해왕성 떠나는 ‘우주인’ 브래드 피트

2019-09-20 (금) 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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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 (5개 만점)

▶ 우주 쟁탈전 서부영화 방불, 촬영·세트·음악 뛰어나지만 무표정 연기·재미 결여는 흠

‘애드 애스트라’(Ad Astra), 실종 아버지 찾아 해왕성 떠나는 ‘우주인’ 브래드 피트

로이 역의 브래드 피트는 오래 전 실종된 우주인 아버지를 찾으러 해왕성으로 여행한다.

브래드 피트가 우주에 갔다 오더니 새 사람이 됐다. 그의 독백이 많은 영화에서 그는 해왕성에 갔다 온 뒤 “난 미래엔 별 관심 없고 오늘을 살 것이며 또 누군가를 사랑할 것”이라고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서 한 마디 한다. 이 영화의 문제는 너무 심각하다는데 있다. 그래서 재미가 결여됐다. 우주여행에 관한 얘기이니만큼 심각한 것은 이해하겠으나 내용이나 연기가 과다하게 엄숙하고 차가워 도무지 정이 안 간다.

간간 액션을 섞은 약간 미스터리 분위기를 낸 부자간의 재연결을 다룬 우주여행의 얘기로 우주 안에서의 인간의 존재와 삶에 대해서도 고찰하고 있으나 진행이 매우 느리고 핏의 독백이 얘기의 극적 흐름을 저지하고 있다.

우주여행 영화이니 만큼 장면과 내용에서 이 장르의 최고 걸작인 ‘우주 오디세이: 2001’를 모방한 부분이 더러 보인다. 이 밖에도 또 다른 우주여행 영화들인 ‘그래비티’와 ‘인터스텔라’ 등을 연상케도 한다.


피트의 무표정한 연기는 그가 감정이 앞서면 안 될 우주인인데다가 오래 전 우주에서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가는 임무를 지녀 그렇게 표현했겠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다를 것이다. 그는 2시간이 조금 넘는 상영시간 내내 이렇게 심각한 표정을 짓는데 마치 산송장을 대하는 것처럼 마음이 안 간다.

가까운 미래. 로이 맥브라이드 소령(피트)은 베테런 우주인. 첫 장면에서 그와 동료들이 우주의 안테나를 고치다가 사고가 나는데 이 장면을 비롯해 촬영과 세트 디자인은 음악과 함께 이 영화의 뛰어난 부분이다.

달은 관광지가 되었고 여러 나라들이 광물을 채취하고 임자 없는 땅을 점령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여기서 무법자들과 미국인 우주인들 간에 벌어지는 액션이 마치 서부영화를 방불케 하는 장관이다.

로이가 스페이스 코맨드 본부에 호출된다. 외계에서 보낸 강력한 전자파가 많은 인명을 살상하면서 지구를 위협하고 있는데 이 테러의 장본인이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해 오래 전에 해왕성으로 간 로이의 아버지 클리포드(타미 리 존스)라는 것. 그래서 아들에게 아버지를 데려 오라는 지시다. 죽은 줄 알았던 클리포드는 지구를 혐오해 돌아오지 않고 있다.

여기서부터 로이는 달과 화성을 거쳐 해왕성으로 여행을 하는데 아주 간혹 액션이 있지만 진행이 마치 우주보행처럼 매우 느리다. 마침내 로이는 아버지를 만나 지구로 돌아 갈 것을 권유하나 그는 이를 거절한다. 로이와 맥브라이드 간에 전연 감정적 연결이 안 보이는데 영화 전반적으로 감정이 결여돼 작품에 관심이 안 간다. 제목은 라틴어로 ‘별을 향해’라는 뜻.

제임스 그레이 감독. PG-13. Fox. 전지역.

<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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