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쑥 송편

2019-09-18 (수) 이한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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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문예

슈퍼마켓 음식 코너
투명그릇 안에 색색의 송편이 가지런하다

파란 쑥 냄새 향긋하게 코에 머물고
병아리 색 녹두고물 꽉 찬
어머니 표 큼직한 쑥 송편,

수많은 입을 호사시킨
홀로 땀과 정성으로 익힌 손맛
이웃을 향한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 방식이었으리
손잡은 5남매의 눈물어린 작별인사
고요히 눈을 감으시던 마지막 모습
가슴에 섬세한 조각으로 새겨져

추석날 아침,
꽃다발 한 아름 안고
함께 누워계신 부모님을 뵈러가야지$
큰 딸이 좋아해 자주 만들어 주신
어머니의 쑥 송편 마음껏 그리워하면서

<이한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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