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당뇨환자들이 당뇨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식이요법과 운동, 그리고 단 두 가지 약물- 메트포르민, 인슐린 분비 촉진제(Sulfonylureas) 뿐이었다.
2019년 현재는 총 10가지 카테고리의 당뇨약이 나와 있는데, 이들을 모두 합치면 대략 40가지의 약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환자상태에 따라 과거보다 디테일하게 적합한 치료제를 찾을 수 있어 당뇨 합병증의 가능성을 좀 더 줄일 수 있게 됐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당뇨와 심혈관질환의 상관관계가 매우 밀접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것은 다시 말해, 환자의 당뇨를 잘 조절하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러 종류의 당뇨약 중 환자한테 가장 적합한 약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본 칼럼에서는 당뇨약을 선택하는 기준과 주요 카테고리의 약물들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미국 내에서 당뇨병 환자들에게 알맞은 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STEPS 기준을 만들었는데, 이 방법을 따르면 각 환자에게 맞는 당뇨약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STEPS는 안전성(Safety) > 내약성(Tolerability) > 효능(Effectiveness) > 가격(Price) > 평이성(Simplicity)의 다섯가지 약자로, 가장 중요한 기준부터 차례로 고려하도록 권하고 있다.
미국 당뇨병 협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에서는 당뇨 환자에게 가장 먼저 메트포르민이라는 약을 추천한다. 가장 안전하고, 오랜 기간 효과를 보이고, 가격도 저렴하며 간단히 복용할 수 있으므로 STEPS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약이다. 하지만 메트포르민으로만 당뇨 조절이 안되는 경우, 또는 이미 심혈관질환이나 신장질환과 같은 다른 합병증을 가진 환자들은 다른 종류의 약들도 함께 고려해봐야 한다.
오래전부터 널리 사용된 인슐린 주사나 인슐린 분비 촉진제(Sulfonylureas)는 효과적이고 저렴한 편이나 가장 위험한 약들에 속한다. 인슐린 분비 촉진제의 역할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더 많이 분비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인슐린 수치가 올라가면 우리 몸 속 세포들이 더 많은 포도당을 흡수하고 혈액 안에 있는 당수치가 점차 내려가면서 저혈당 상태가 급격히 발생해 위험해 질 수 있다. 저혈당 부작용이 있는 약들은 보통 마지막으로 선택하게 된다. 이러한 위험성으로 인해 지금도 새로운 약품들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다.
저혈당 부작용을 줄이고 효능의 측면에서 가장 좋은 약들은 GLP-1 억제제와 SGLT-2 억제제 카테고리의 약들이다. GLP-1 억제제의 역할은 인슐린 분비 촉진제와 비슷하게 췌장에서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돕는데, 혈당이 올라갈 때에만 그 역할을 하고 혈당이 내려가면 더 이상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저혈당 상태와 같은 부작용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소화를 천천히 하게 해서 혈당 수치가 갑자기 올라가지 않고 천천히 올라가도록 도와준다. 특히 심근경색 위험이 있는 당뇨환자들에게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서 좋은 약이다. 그러나 이 약들은 새로 개발된 약들이라 가격이 높은 단점이 있다.
가격의 측면에서 좋은 약으로는 아카보즈(Acarbose)와 피오글리타존(Pioglitazone)이 있다. 효과는 조금 덜하고 장기간 복용시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이 조금 커진다. 한편, 복용의 평이성 측면에서 보자면 알약으로 하루 한번 복용하는 약이 가장 좋다. GLP-1은 가장 효과적임에도 주사로 놔야 하는 단점이 있다. 메트포르민을 먼저 드시고 보험을 통해 커버될 수 있다면 SGLT-2 억제제인 포시가(Farxiga) 또는 자디앙(Jardiance)을 처방받아 복용할 수 있다면 매우 효과적이고 알약으로 복용법도 간단하다.
SGLT-2 억제제의 역할은 신장을 통해 포도당이 다시 흡수되는 것을 막고, 여분의 당은 몸에서 소변으로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필요한 포도당 수치를 유지하여 혈당이 효과적으로 조절된다. SGLT-2 억제제 다음으로 효과적이고, 복용법도 쉽고, 가격이 조금 더 낮은 약들은 DPP-4 억제제 카테고리의 자누비아(Januvia), 트라젠타(Tradjenta)와 같은 약들이다. DPP-4 억제제는 혈당수치를 올리는 글루카곤 분비를 막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인슐린 수치가 올라가고 혈당수치를 내리는 원리이다.
만약 일주일에 한번씩 맞는 주사가 괜찮다면 GLP-1 억제제인 트루리시티(Trulicity)와 오젬픽(Ozempic)이 SGLT-2만큼 효과가 좋다. 이러한 주사제와 메트포르민 두가지만 병행해도 당뇨조절이 잘 되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보통의 경우 잘 추천하지 않는데, 위에 언급한 약들이 효과가 없을 때엔 인슐린과 인슐린 분비 촉진제를 시도해 본다.
STEPS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메트포르민을 가장 먼저 추천하지만 부작용의 경우 용량을 조절해서 복용할 수 있고 주사도 익숙해지면 쉽게 투약할 수 있기 때문에 주치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환자분에게 더 잘 맞는 약을 찾기를 권한다. 또한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들로 인해 당뇨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치의와 당뇨약 뿐 아니라 건강한 생활습관 개선에 대해 꾸준히 상담하여 당뇨를 다스리길 바란다.
문의 (213)480-7770 차민영 내과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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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