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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 줄고 “더 살아봤자” 자주 말하면 의심을

2019-09-03 (화) 정이온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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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면증, 여기저기 아파…치매와 구분 어렵고 젊은 사람과 증상 달라

▶ “나이탓” 말고 치료해야 고립된 생활하면 악화, 운동·균형잡힌 식사 중요

관심사 줄고 “더 살아봤자” 자주 말하면 의심을

노년기에 늦게 우울증이 찾아오기도 한다. 젊은 사람의 우울증과 다르게 우울감과 슬픈 감정이 주 증상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하거나 귀찮아 해 진단을 어렵게 만든다. 또 치매와도 구분이 어렵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관심사 줄고 “더 살아봤자” 자주 말하면 의심을

규칙적인 신체적 활동을 꾸준히 하며, 사회적인 활동을 놓치 않아야 우울증 예방에 도움된다. [서울아산병원 제공=연합뉴스]



■  노인 우울증 증상과 예방은

우울증은 그저 우울한 기분이나 기분이 가라앉는 느낌 등의 감정 그 이상의 마음의 병이다. 노인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비영리기관인 ‘전미정신질환연맹’(National Alliance on Mental Illness)은 지난 2009년 미국에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노인은 65세 이상 3,500만 명 중 650만 명 이상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더 늦은 나이대인 80~ 90대에도 우울증이 시작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이 노화의 자연스런 증상 중 하나는 결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노인 우울증도 치료는 가능하다.


미 국립노화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ging)에서 알려주는 노인 우울증에 대해 그 내용을 정리했다.

◇노인 우울증의 문제는

노년기에는 은퇴로 인해 생활습관에 변화가 생기며, 사회활동도 줄게 되면서 생활패턴도 불규칙해지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배우자나 친구, 가족과의 사별, 심각한 질병 발병 등 삶에 영향을 주는 여러 가지가 스트레스, 불안, 슬픔으로 작용해 우울증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사람에 따라 여러 일을 겪더라도 적응하면서 정서적으로 균형을 회복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 우울증이 나타나는 것.

나이들어 생기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생각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않고 그냥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노인 우울증과 치매는 구분도 어렵다. 최근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우울증은 혈관성 치매,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의 우울증과는 다른 양상을 나타낼 수도 있다. 우울감과 슬픔 감정이 주요 증상이 아니라 분명히 드러나는 우울증 증상이 아니거나, 또 자신이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리거나 귀찮아 해 진단을 어렵게 만든다. 또한 복용하는 약이 많아지면서 부작용으로 우울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울증의 증상은

환자 개개인에 따라 증상은 달라질 수 있다. 아래와 같은 우울증 여러 증상들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으로 볼 수 있다.

-슬프고 우울하며 불안한 감정이 계속되거나, 공허한 기분을 느낀다.


-삶에 대해 절망감을 느끼며 비관적이다.

-죄책감, 자신이 쓸모없다고 느끼거나 무가치하다고 느끼며, 무력한 기분을 느낀다.

-짜증과 화를 잘 내며, 차분하게 앉아있지 못한다.

-이전에 잘 하던 활동이나 좋아하던 취미에 관심과 즐거움이 떨어진다.

-피로하며 기력이 저하된다.

-집중력이 떨어지며 세부적인 것을 기억해내기 어려워 하며, 결정을 잘 못 내린다. 생각과 행동도 더 느려진다.

-불면증, 새벽에 깨거나, 아니면 너무 잠을 많이 잔다.

-과식을 지나치게 하거나 혹은 식욕이 전혀 없다. 보통 계획없이 체중이 불어나거나 혹은 감소한다.

-자살이나 죽음에 대해 계속 생각하거나 혹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

-여기 저기 계속 아프다고 호소하거나, 두통, 근육통, 소화불량 등 증상들을 호소하며 약을 먹어도 별로 나아지지 않는다.

-자주 운다.

◇혈관성 우울증

노년기라는 인생 후반기에 우울증을 처음 경험한다면 뇌혈류 순환 장애로 인한 혈관성 우울증일 가능성도 있다.

뇌 허혈성 병변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혈관이 탄력성을 잃고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면서 혈류 흐름이 막히게 된다.

혈관성 우울증 환자는 심장질환, 뇌졸중, 다른 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높다.

◇우울증과 동반되는 질환은

중년 또는 노년기에 찾아오는 우울증은 당뇨병, 심장질환, 암, 파킨슨병 등 다른 심각한 질병과 함께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 우울증이 다른 질병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으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또한 지병때문에 복용하는 약이 우울증이라는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이런 요인들이 노인의 우울증을 제대로 진단되지 못하게 하거나 치료를 하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우울증을 잘 관리해야 다른 질병 조절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료는

노인 우울증은 심각한 경우라도 치료가 가능하다. 가족 중에 노인 우울증이 의심되면 의사에게 데려가는 것도 중요하다.

치료는 크게 정신과 치료와 약물치료로 나뉘는데, 두 가지를 함께 병행하기도 한다.

정신과 치료로 대화치료, 인지행동 치료, 대인관계치료 등이 있다.

대화치료로 환자에 따라 치료 기간은 10~20주 보다 짧은 경우도 있고, 더 긴 경우도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대화치료의 일종으로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춘다.

약물치료로는 항우울제가 쓰인다. 항우울제가 효과를 발휘하는데에는 2~4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 자신에게 잘 맞고 부작용 걱정 없는 항우울제를 선택할 때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린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항우울제를 복용하다가 기분이 좋아져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후 항우울제 복용과 중단을 결정한다. 항우울제를 복용하게 되면 6~12개월 정도 복용 후, 주치의와 함께 안전한 복용 중단 및 복용양 조절을 해야 한다. 항우울제를 갑자기 중단하면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항우울제는 복용 초기 주의해야 한다. 복용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저혈압 등 부작용에 대해 주치의에게 상담한다.

또한 이미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는 중이라면 더욱 주의한다.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슬픈 기분이나 공허한 감정을 가족 걱정을 시키지 않는다고 숨길 필요는 없다. 고립된 생활보다는 사회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활동을 꾸준하게 지속하는 것도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은 우울증 예방을 비롯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며, 전신 건강에도 좋다. 일정한 시간을 정해 좋아하는 운동을 매일 꾸준히 한다.

영양이 고른 균형잡힌 식사를 하며, 단순 탄수화물보다는 복합 탄수화물을 섭취하며, 양질의 단백질을 선택하고, 비타민 B군 등 다양하게 섭취한다.

<정이온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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