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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증, 뇌 손상 부른다

2019-09-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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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서울대병원 분석...대뇌백질 변성·손상 등 이상, 심뇌혈관질환 발병위험도 커

▶ 양압기 활용 적극 치료 필요

수면무호흡증, 뇌 손상 부른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뇌를 측면(a~g 사진 위)과 위(a~g 사진 아래)에서 찍은 자기공명영상(MRI). 붉은 동그라미 안의 파란색 부분이 변성·손상된 대뇌백질 부위. 대부분의 측면 영상 오른쪽(실제로는 왼쪽) 끝 부분에 검고 둥글게 보이는 게 눈으로 흰 시신경 등에 둘러싸여 있다.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대뇌백질이 변성·손상되고 뇌 신경세포 간 연결성에 이상이 생겨 뇌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치매 등에 걸리지 않으려면 양압기 등을 활용해 수면무호흡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팀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 135명(평균 59세)과 건강한 대조군 165명(평균 58세)의 뇌 영상을 비교분석한 결과다.

21일 윤 교수팀에 따르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뇌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대뇌백질이 변성·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뇌세포를 잇는 구조적 연결성(네트워크)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대뇌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의 축삭이 지나는 백질이 변성·손상되면 뇌의 한쪽 부분에서 다른 쪽으로 정보가 전달되는 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뇌 신경세포 간 연결성에 구조적 변화·이상이 생기면 뇌의 각 영역 사이에 정보를 교환·통합·분리하는 데 문제가 발생해 결국 전체적인 뇌 기능이 떨어지고 뇌 조직손상과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윤 교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간헐적 저산소증, 교감신경계의 활성화, 잠자는 중간중간 뇌가 깨는 수면분절은 뇌에 스트레스를 줘 결국 뇌세포들을 연결하는 구조적 연결성에도 이상을 일으킨다”며 “뇌의 여러 영역에서 정보처리 능력을 떨어뜨리는 수면무호흡증을 적극적으로 진단·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 치료에는 양압기가 큰 도움이 된다. 잠잘 때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불어넣어 기도가 막히는 것을 예방해준다.

수면무호흡증은 성인의 4~8%가 앓고 있는 흔한 질환. 이 중 90%가량이 수면 중 상기도가 막히면서 코골이가 심해지고 호흡이 10초 이상 멎는 현상이 시간당 5회 이상 일어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뇌에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집행 기능의 저하, 뇌의 다른 부위로 신호를 전달하고 학습·기억 등에 관여하는 해마 부위의 신경세포 손상,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침착, 수면 중 혈압상승으로 인한 ‘미니 뇌경색’ 등이 일어날 수 있다.

부족해진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심장과 혈관도 무리하게 된다. 이 때문에 고혈압·동맥경화·심근경색·부정맥·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인슐린·남성호르몬 분비가 줄어 당뇨병·발기부전 위험도 커진다. 좀처럼 깊은 잠을 못 이뤄 주간졸림증, 두통, 기억·판단력 저하와 기억상실, 우울증이 생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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