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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방광염 급증… 물 자주 마시세요

2019-08-27 (화)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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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도 짧은 여성, 전립선 비대 남, 각종 세균감염 쉬워 더 잘 걸려

▶ 요로결석 땐 급성 신우신염 우려, 만성화되면 콩팥 기능 나빠져...정기검사·물 마시기가 예방책

무더위에 방광염 급증… 물 자주 마시세요

남성 요로결석 환자가 체외충격파쇄석술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요로결석은 신우신염의 주된 요인 중 하나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무더위에 방광염 급증… 물 자주 마시세요


덥고 습한 여름에는 방광염과 급성 신우신염 발생도 증가한다. 세균이 잘 번식하는 시기인데다 무더위에 지치고 열대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서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여름철 실내외 수영장과 워터파크 등은 각종 세균이 물을 통해 전염되기 쉬운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신체구조상 요도(방광 아래쪽 오줌배출 통로)의 길이가 짧아 외부로부터 각종 세균이 침입하기 쉬운 여성, 배뇨 기능이 미성숙해 소변을 볼 때 방광에 무리하게 힘을 줘 오줌의 일부가 콩팥으로 역류하기 쉬운 어린이, 전립선 비대로 소변역류가 발생하기 쉬운 60세 이상 남성은 구조적으로 방광염에 걸리기 쉽다. 여기에 콩팥과 방광을 연결하는 요관 등이 결석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면 소변이 정체돼 균이 번식해 급성 신우신염이나 요로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지난해 방광염 165만명·신우신염 28만명 진료…여름에 많아=여름에는 땀 배출로 몸속의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소변량이 줄고 요로결석이 잘 생기기 때문에 물을 충분히 자주 마시는 게 세균 농도와 감염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균이 들어왔더라도 빨리 배출시켜 집락을 이루지 않도록 하기 때문이다.

방광염은 방광에 세균이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인원이 165만명이나 되고 7~8월에 26%(43만명)가 집중됐다. 여성 진료인원이 94%(154만명)로 남성의 열네 배나 된다. 여성 요도의 길이는 약 4㎝ 정도로 남성 요도보다 상당히 짧고 굵고 곧아 회음부 쪽에 몰려 있는 각종 균이 짧은 요도를 통해 방광 등 상부로 쉽게 올라간다. 신혼 초기나 성생활을 시작하면서 방광염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가 흔하다. 배뇨 시 통증·빈뇨·요절박·잔뇨감, 아랫배의 불편감 등이 주요 증상이다. 방광염을 예방하려면 물을 충분히 마시고 부부관계 뒤 소변을 보는 게 좋다.

소변이 만들어지고 배출되는 요로계(콩팥·요관·방광·요도)는 구조적으로 연결돼 있다. 그래서 방광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대장균·녹농균 등 세균들이 요관·콩팥으로 올라가 갑자기 춥고 떨리며 열이 나고 허리통증 등을 유발하는 급성 신우신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심한 매스꺼움과 구토, 혈뇨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결석이 요관에 걸려서 소변의 흐름을 막으면 균이 빠르게 번식해 요로패혈증 등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까지 진행되기도 한다. 방치하면 콩팥의 기능이 영구적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요로가 막히면 그 윗부분의 압력이 높아져 콩팥의 신우·신배가 늘어나는 수신증, 상부 요관이 늘어나는 수뇨관증이 나타나는데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수신증이 오래 지속되면 콩팥위축으로 콩팥 기능이 영구적으로 나빠지므로 막힌 곳을 빨리 풀어줘야 한다.

따라서 방광염 증상이 있으면 병·의원에서 항생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방광염은 3~7일가량 항생제를 먹으면 잘 치료된다. 다만 당뇨병, 요로 구조 이상 등이 있거나 요도 주위·회음부에 원인균이 상주하는 경우 재발이 잦아 방광 기능장애가 오기 쉽다.

지난해 신우신염 진료인원은 28만2,700명으로 8월에 가장 많은 13%(3만7,600명)가 몰렸다. 여성 진료인원이 81%(22만8,400명)로 남성 5만4,300명의 4.2배였다.

◇물을 충분히 자주 마시면 감염·결석 예방 ‘일석이조’=급성 신우신염이 생기면 염증이 생긴 콩팥을 싸고 있는 피막들이 늘어나 심한 옆구리 통증과 함께 방광염 증상이 악화한다. 이로 인한 허리통증은 콩팥과 가까운 늑골척추각(척추와 맨 아래 갈비뼈가 만남) 부위에서 느껴진다. 골반 바로 위에서 느껴지는 일반 근육통에 의한 허리통증과 다르다.


백충희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급성 신우신염은 일찍 치료하면 2~3일 만에 좋아진다. 반면 치료가 늦어지면 핏속에서 균이 자라 사망률이 50%를 웃도는 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감염이 잦으면 만성 신우신염으로 진행돼 콩팥 기능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런 환자를 컴퓨터단층촬영(CT)·초음파 검사를 해보면 콩팥의 피질에 흉터가 생겨 울퉁불퉁하게 보인다.

하지만 대다수는 방광자극이나 만성피로, 양쪽 콩팥 부위에 경미한 통증 등을 느낄 뿐이어서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방치하면 차츰 고혈압, 콩팥위축·손상으로 이어져 콩팥 기능이 영구적으로 저하된다.

김지은 고대구로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폐경기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신우신염 발생의 원인이 되는 방광염·요실금 등이 많아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정기 검사와 함께 평소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예방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내고 수분·전해질 등을 재흡수해 혈액순환을 돕는 콩팥에 이상이 생기면 체내에 노폐물이 축적돼 빈혈·피로감·구토·식욕부진·호흡곤란과 경련이 발생할 수 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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