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최근 뉴스에 홍역 감염사례가 심심치 않게 보고되고 있다. 현재 뉴욕시에서 홍역 확산을 막기 위한 당국의 접종 명령을 따르지 않아 폐쇄된 학교는 모두 11곳에 달한다. 과거 2000년도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홍역 퇴치 선언을 발표했는데 어찌하여 사라진 질병이 다시 나타나게 되었을까.
불행히도 발단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잘못된 정보와 백신에 대한 부정적인 루머가 퍼지면서부터였다. 일부 부모들은 종교적인 이유, 또는 백신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루머를 바탕으로 자녀들의 백신접종을 일부러 피하고 있다.
2019년 최근 조사에 따르면 무려 1/3에 달하는 어린아이들이 현재 백신접종을 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 홍역 감염자 수는 미국 내 홍역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선언한 2000년부터 조금씩 점차 증가하여 2019년 아직 하반기가 남아있는 현재 시점에도 홍역감염자 수가 1,044명에 달하고 있다. 작년 감염자 수가 372명인 것을 감안하면 아주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강한 질병으로 감염 환자의 콧물, 눈물, 기침 등의 분비물에 의한 직접 접촉뿐 아니라 환자와 잠깐동안 주변에 함께 있기만 해도 공기나 물품을 통해 열명 중 아홉명이 감염될 정도이다. 손으로 직접 접촉하거나 감염자가 만진 문 손잡이, 책상 등을 만진 후 얼굴에 손을 대면 감염위험이 더 커진다. 실내에서 감염자가 재채기나 기침을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비말이 두 시간 동안이나 그 공간에 머물러 전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90%가 넘는 전염률 만큼 홍역은 쉽게 전염될 수 있는 질병이다.
홍역의 증상으로 초기에는 감기 증상과 유사하게 기침, 콧물, 눈이 충혈되고 눈물 나는 증상, 그리고 발열이 시작되어 화씨 104도(섭씨 40도)를 넘는 고열로 열이 오를 수 있다. 다음으로 혓바닥이나 잇몸에 흰 반점이 생긴다. 감기 기운과 같은 증상이 3-5일 정도 지속된 후에는 붉은 발진이 나타나는데 얼굴부터 시작해서 점점 내려와서 위에서 아래로 온몸으로 퍼지게 된다. 발진이 심해지면서 다시 열이 올라갈 수 있다.
홍역에 걸리면 특별한 치료법이 따로 없다. 항생제나 바이러스도 별 소용이 없다. 열을 내리거나 증상들을 완화시키는 약을 쓸 수는 있지만 홍역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은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에 백신을 거부하는 그룹에서 다같이 모여 파티를 하기도 한다는데, 이는 홍역으로 인해서 심각한 합병증까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홍역 감염 시 다섯명 중 한명은 병원에 입원해야 할 정도이고 1,000명 중 한명은 뇌에 손상이 생길 수 있으며 1,000명 중 세명은 사망한다. 합병증이 쉽게 생길 수 있는 그룹은 신생아와 임산부 에이즈 감염환자, 그리고 20세 이상 성인 층이다.
홍역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하고 중요한 방법은 바로 홍역백신이다. 미국에서는 두 번에 걸쳐 MMR이라는 백신으로 접종한다. 백신 접종 시, 97%의 예방률로 백명 중 세명은 여전히 감염될 수 있지만 백신접종자의 경우, 감염 시 증상도 경한 편이고 합병증 위험 또한 급격히 떨어진다.
그리고 백신 접종자가 홍역에 걸렸을 때 MMR 백신을 또 한번 맞으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되게 된다. CDC가 예측하기를 내년에는 더 많은 미국내 홍역 감염자가 생길 것이라고 한다. 만일 본인의 예방접종 여부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주치의를 찾아가 결핵검사처럼 홍역 항체검사를 할 수가 있다. 백신과 더불어 항상 손을 씻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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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