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일·채소 등 멕시코산 농산물 의존도 높은 청과업계 직격탄
▶ 5% 관세로 한인 수요 높은 제품 가격인상 불가피 부담 가중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이어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10일부터 적용되면서 한인을 비롯한 미국 내 소비자들의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한인마트를 방문한 한 고객이 파와 채소를 고르고 있다.
이달 10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멕시코산 수입품에 5% 관세가 부과될 예정인 가운데 관련업계와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마약 문제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소극적 태도가 미국 국가안보와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관세를 7월1일 10%, 10월1일 25%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혀 관련업계와 소비자들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번 관세 부과로 멕시코산 수입 농산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청과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연방 무역대표부(UST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멕시코로부터 수입한 농산물의 규모는 총 260억달러로, 이 가운데 59억달러가 채소류, 58억달러가 과일 등이었다. 이중 한인들의 수요가 높은 아보카도와 망고의 수입 규모는 30억달러로 이번 5% 관세 부과에 따른 추가 가격인상이 예상, 조만간 관련업계와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뉴욕한인청과협회 강성덕 회장은 “뉴욕일원에 유통되는 채소와 과일은 멕시코산이 많아 이번 관세 부과로 도매가 인상이 예상된다”며 “특히 아보카도와 망고, 파파야, 고추, 파 등 한인들의 수요가 높은 제품도 많아 한인들의 장바구니 물가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과업계에 따르면 6월5일 현재, 아보카도의 도매가격은 이미 많이 올랐다. 특히 멕시코산과 캘리포니아산 등 뉴욕일원에 유통되는 아보카도 경우, 도매가격이 1박스에 30달러 정도가 정상가인데 현재 65달러가 넘었다는 설명으로 이번 관세 부과로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망고 역시 도매가격이 2배 이상 오른 상태다.
뉴저지에 본사를 둔 한 농산물수입업체의 한인 매니저는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한인들이 선호하는 과일과 채소의 가격 인상을 뜻한다”며 “업계 역시 원가 상승 요인이 있어 가격 인상의 폭과 시기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업계도 이번 관세 부과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의 소형 승용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멕시코를 생산기지로 이용해 왔다. 멕시코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와 부품업체들은 관세 적용시 이익 훼손이 불가피하다.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 ‘에드먼즈닷컴’ (Edmunds.com)에 따르면 미국 내 판매되는 자동차의 14%가 멕시코산이다. 이는 미국 내 자동차 판매 가격의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휴렛패커드’나 ‘델’ 등 컴퓨터 및 관련 기기 제조업체들도 멕시코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수입하는 상황이다 보니 가격 인상 러시 대열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10월1일 멕시코산 수입품에 최대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미 경제성장률은 매년 0.4~0.5%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제품에 이어 멕시코산 제품의 관세 부과로 한인을 비롯한 미국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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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