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히또와 헤밍웨이, 그리고 체 게바라의 나라, 코카 콜라가 없는 유일한(북한 빼고) 나라이면서, 9개의 유네스코 문화유산과 야구와 시가, 손(son)의 나라. 그리고 박보검과 송혜교의 이국적인 사랑과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나라.
쿠바는 미국 플로리다의 땅 끝 마을(key west)에서 남쪽 바다로 불과 90 마일밖에 안 되는, 내 뉴저지와 뉴욕 사무실을 세 번 왕복하는 거리 밖에 안 되는, 미국 바로 밑에 있는 섬이다. 한 나라의 경제를 알려면 먼저 그 나라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공식적으로 쿠바 땅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콜럼버스.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의 일. 훈민정음 반포가 600년 전, 임진왜란이 400년 전이니까, 그 중간 어디쯤에서 벌어진 일이다. 400년의 스페인 식민지에서 쿠바 사람들을 해방시켜준 것은 다행히 미국. 남북전쟁 30년 후, 스페인과의 전쟁으로 미국은 쿠바를 빼앗았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다른 ‘짱’의 등장을 뜻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그렇지만, 세계 패권과 질서도 그렇게 영원한 ‘짱’은 없는 법. 최근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든 ‘짱’은 2인자를 싫어하는 법이다. 다시 쿠바 역사로 돌아가서, 여러 번의 독립운동이 실패를 거듭하다가, 마침내 60년 전, 카스트로 형제와 체 게바라의 쿠바혁명이 성공한다. 곧바로 이어진 미국의 쿠바를 재탈환하기 위한 피그스만 침공은 그러나 실패한다. 그때는 강력한 소련이 뒤에 버티고 있었을 때. 미국은 1113명의 포로들을 데려 오는데, 그때 돈으로 5400만 달러를 쿠바에 변상해야 했다. 사실 이때부터 미국과 쿠바의 악연은 시작되었다.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다. 그래서 자본주의, 개인주의, 그리고 자유주의의 눈으로 그들을 보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물론, 그 내용 자체는 아주 쉽다.
배급제도와 이중통화, 지하경제와 국유제도만 추가로 이해하면 나머지 쿠바 경제를 이해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영어로 정리된 쿠바의 세법은 몇 장 되지도 않는다. 문제는 우리들의 순진한 시각으로 그들의 경제와 세금제도를 전부 이해하려는 조급한 접근자세에서 생긴다. 그 속성상, 가끔 돈(money)은 정치를 초월하고 이념보다 앞선다. 사례는 많다.
한국의 많은 장사꾼들이 수교도 하기 전에, 말도 안 통하는 중국에 공장을 세우기 시작했었다. 장사꾼이 가면 회계사도 따라가는 법. 30년 전, 나는 한국에서 다른 회계사들과 함께 중국 세법을 연구 조사하면서 그렇게 시각을 고정시킨 채,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실수를 저질렀었다. 그런 실수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다음 칼럼에서는 쿠바의 경제와 세금제도에 대해서 좀 더 깊이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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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공인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