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79.80원 거래마감… 미중 무역갈등 원인
▶ 뉴욕 일원 한인 희비 엇갈려
9일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점인 1,179원대로 마감했다. <연합>
환율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갈등이 격화하면서 9일 원달러 환율이 연거푸 연중 최고점을 찍고 1,179원대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10원 넘게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1,169.40원)보다 10.4원 오른 1,179.80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종가 기준으로는 2017년 1월 16일의 1,182.1원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고,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같은 해 1월 19일의 1,181.0원 이후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전일보다 2.6원 오른 1,17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 집회에서 “중국이 합의를 깨트렸다”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곧장 1,176.70원으로 치솟았다.
환율은 이내 진정돼 1,173원 안팎에서 움직였지만 재차 반등, 오후 들어 1,180원 턱밑까지 치솟았다. 지난 7일 1,174.0원을 기록한 이후 이틀 만에 거듭 연고점을 경신한 것이다.
이날 오후에는 중국 상무부가 미국과 유럽연합(EU)산 고성능 심리스 스테인리스 강관(불수무봉강관)에 적용해오던 반덤핑 관세를 계속 부과할 방침을 내비쳤다.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 압박에 중국이 맞대응하는 모양새다.
환율이 이처럼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뉴욕 일원 한인들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한국의 부모님에게 송금을 하거나 한국 방문을 앞둔 한인들은 달러 강세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베이사이드의 김모씨는 “지난달에 효도 송금을 할까 하다가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이달 중순으로 미루었다”며 “크게 차익을 챙긴 것은 아니지만 수수료 정도는 절약한 것 같아 만족한다. 가을에 한국을 찾을 예정인데 그때까지 지금의 환율 수준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램도 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화장품과 의류, 서적, 식품 등 한국내 업체와 거래하는 한인 수입업체들도 강달러 현상에 따른 환차익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 학비를 송금받는 유학생들은 울상이다. NYU에 재학중인 최모씨는 “곧 여름학기가 시작이라 등록금을 내야 하는데 한숨만 나온다”며 “졸업까지 1년 이상 남았는데 금전적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어 답답하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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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