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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보다 무서운 폐렴… 노인엔 치명적

2019-04-30 (화)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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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열·기침·가래 1주 이상 지속, 기운·식욕 없고 자꾸 졸리다면

▶ 노인·만성질환자·면역저하자, 폐렴구균 백신 예방접종 ‘필수’

폐암보다 무서운 폐렴… 노인엔 치명적
폐암보다 무서운 폐렴… 노인엔 치명적

폐렴은 지난 2017년 138만명(남자 65만명, 여자 73만명)이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흔한 질환이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2017년 폐렴 사망률은 10만명당 37.8명을 기록, 2007년 9.4명의 4배로 불어났다. 사망률 순위도 10위에서 4위(80대 이상에서는 3위)로 6계단 올라섰다.

폐렴 사망률은 40대 이하에서는 10만명당 1~2명대에 그치지만 50대 6.2명, 60대 22명, 70대 132명, 80대 이상 857명으로 급증한다.

◇한국인 사망원인 4위…50대부터 사망률 급증


폐렴은 세균·바이러스·곰팡이·마이코플라즈마 등이 기관지·폐에 침투해 발생하는 염증성 호흡기 질환이다. 세균성 폐렴의 주원인인 폐렴구균은 우리 주위에 흔하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인체로 침투해 폐렴을 일으킨다. 초기에는 발열·오한·기침·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감기·독감과 증상이 매우 비슷해 초기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폐렴은 언제든 감염될 수 있고 패혈증·호흡곤란·폐농양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고령자에서는 폐렴의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고 중증으로 악화돼 입원치료나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일교차가 큰 요즘 같은 환절기에 만성질환자와 65세 이상 노인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폐렴 등에 걸리기 쉬운 만큼 조심해야 한다. 건강한 성인은 폐 속 세균을 없애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1~2주 안에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나 고령자, 당뇨병·천식·결핵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으면 폐렴이 쉽게 낫지 않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병원 5곳 중 1곳, 24시간 내 산소포화도·객담검사 안 해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8일부터 홈페이지와 건강정보 앱을 통해 공개하는 ‘폐렴 3차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90점 이상)을 받은 병원을 찾는 게 좋은 방법이다.

심평원은 일상생활 중 발병해 입원 48시간 안에 진단된 폐렴(지역사회획득 폐렴)으로 2017년 10~12월 입원한 성인 10명 이상에게 항생제 주사치료를 한 454곳을 평가해 이 중 55%인 249곳에 1등급(90점 이상)을 줬다. 영남이 74곳으로 가장 많고 서울 43곳, 경기 56곳, 호남 36곳, 충청 24곳, 강원 11곳, 제주 5곳 등이다. 평가대상 환자(만 18세 이상 성인 약 1만5,000여명)는 50세 이상이 82%를 차지했다.

중증 폐렴은 저산소증을 일으킬 수 있어 산소투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혈액 속 헤모글로빈과 산소의 결합 정도를 측정하는 산소포화도 검사를 한다. 평가대상 병원들 중 19%는 환자 도착 24시간 안에 산소포화도 검사를 하지 않았고 25%는 입원·중환자실 치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객관적 평가도구로 중증도를 판정하지 않았다. 적절한 항생제 사용을 위해서는 폐렴 원인균을 파악하기 위해 병원 도착 24시간 안에 가래를 채취해 염색한 표본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객담도말검사, 미생물 배양검사를 해야 하는데 21.5%, 18.4%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 3.5%는 병원 도착 8시간 내 항생제 투여를, 7%는 첫 항생제 투여 전 혈액배양검사를 하지 않았다. 19%는 65세 이상 노인이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만성질환자·흡연자 발병률 3~10배 ↑


일반적으로 폐렴은 흉부X선 촬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염증 모양이나 범위, 합병증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시행하기도 한다. 폐렴을 일으킨 원인균을 찾기 위해 객담배양검사와 혈액·소변에서 혈청검사를 하기도 한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원인균에 따른 항생제 선택이 중요하지만 많은 경우 원인균을 알 수 없고 원인균을 배양하더라도 균이 확인되기까지 며칠이 걸리기 때문에 폐렴 의심환자에게는 병원 도착 8시간 안에 항생제를 쓰고 수분·영양공급을 하며 40도 이상 고열이 있을 경우 해열제를 함께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지역사회획득성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은 폐렴구균이다. 정부는 그래서 폐렴 등 폐렴구균 질환의 질병 부담이 높은 5세 이하 소아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 대한감염학회는 영유아와 고령자 외에도 폐렴 발병 위험이 높은 18세 이상 만성질환자 및 면역저하자에게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권장한다. 폐렴구균 폐렴 발병률은 만성 폐질환자가 일반인의 7.7~9.8배, 만성 심장질환자가 3.8~5.1배, 흡연자가 3~4.4배, 당뇨병 환자가 2.8~3.1배나 된다.

최 교수는 “고열이 있고 기침, 누런 가래가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폐렴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하지만 노인의 경우 폐렴에 걸려도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유 없이 기운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거나 자꾸 졸리면 혹시 폐렴이 아닐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연령, 기저질환, 기존 백신 접종력에 따라 맞을 백신의 종류 등이 달라진다. 대한감염학회 권고안에 따르면 65세 이상 성인은 13가지 혈청형에 대한 폐렴구균 폐렴 예방 효과가 있는 13가 단백접합백신(유료) 또는 23가 다당질백신(65세 이상 무료) 접종을 권장한다. 기존에 접종한 적이 없는 18세 이상 만성질환자와 면역저하자는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우선 접종하고 23가 다당질백신 접종을 권장한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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