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웃 나눔·사랑 실천한 부활신앙

2019-04-23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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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문안교회 입당예배, 취약계층 위해 예산 20% 사용, 역사관은 시민 문화공간 개방

▶ 혜성교회 ‘새 예배당 NO’, “경신고교 강당 지어주겠다” 주일에는 예배당으로 대여

이웃 나눔·사랑 실천한 부활신앙

한국의 대표적 교회 중 하나인 새문안교회가 예산의 20%를 이웃돕기에 쓰기로 결정했다.

부활절 절기에 이웃을 섬기기 위해 적극 나서는 교회의 모습이 잇따라 알려지고 있다. 전통 깊은 오래 된 교회가 가난한 사람을 섬기는 사역에 팔을 걷어 부치는가 하면 교회 건물 대신 학교 강당을 건축하는 등 교회들이 부활의 신앙을 실천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 새 예배당을 완공한 새문안교회는 앞으로 교회 문화공간을 시민에게 개방하고, 교회 예산의 20% 이상을 취약계층 돌봄 등에 사용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새문안교회는 부활절인 지난 21일 새로 마련한 예배당에서 성도 등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입당예배를 올렸다.


새문안교회는 앞으로 교회 예산의 20% 이상을 취약계층 의료지원과 학비 지원 등에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우선적으로 교회와 가까운 서울 서대문노인복지관, 종로사회복지관, 은행나무어린이집, 새문안어린이집 등 주변 지역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10년간 매년 자립이 어려운 교회 한 곳을 정해 시설 개선사업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광화문 새 예배당 앞마당과 1층 역사관은 시민 문화공간으로 개방된다. 시민 개방공간은 세미나와 연주회, 전시회, 공연, 예식 등의 장소로 활용된다. 역사관의 경우 한국 교회사의 중요한 자료를 소장한 만큼 시민에게 개방해 광화문 '역사·문화 거리' 조성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교회 옆 공원에 한국 최초의 한옥교회를 복원해 기독교 역사문화 탐방로를 조성해 가기로 했다. 새문안교회는 "기독교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적극적으로 (시민과) 공간을 공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887년 9월 언더우드 선교사가 설립한 새문안교회는 한국 최초의 조직교회(당회가 구성된 교회)로 꼽힌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위치한 혜성교회는 근처 경신고등학교의 강당을 지어주고 있다. 50년 된 오래된 교회 건물을 새로 손보는 대신 경신고 강당을 건축하고 주일에 예배당으로 빌려 쓸 계획이다.

‘언더우드 기념관’으로 명명된 강당을 건축하는데 드는 212억원은 혜성교회가 모두 마련한다. 교회 연간 예산의 열 배가 넘는 금액이다. 혜성교회는 2015년 이같은 계획을 경신고에 알리고 모금을 시작했으며 첫해인 2016년 한 해에 63억원이 모금됐다. 당초 거액의 건축비를 충당하는데 우려가 제기됐지만 80대 교인이 유산을 쾌척하는 등 억대 기부자만 20여 명이 나왔다.


혜성교회는 학교 소유 땅에 교회 기부금으로 강당을 지어 학교에 기증하고, 예배당으로 빌려 쓰면서 강당 대여비도 학교에 내고 관리도 맡을 작정이다. 지난달 공사가 착공돼 오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기초 공사가 한창이다.

경신고등학교는 1885년 언더우드 선교사가 설립한 이후 도산 안창호, 임시정부 부주석을 지낸 김규식 등 수많은 지도자를 배출했다. 축구인 차범근, 박항서도 이 학교 출신이다.

이번에 건축하는 언더우드 기념관은 연면적 1만1,607㎡(약 3500평)에 지하 4층, 지상 3층 시설로 1,200석 규모의 강당, 시청각실, 농구장 등이 들어선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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