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방국가경제조달처(FONES)가 최근 “커피는 칼로리가 거의 없어 인간 생존에 필수적이지 않다”며 정부 비축식량 품목에서 커피를 제외하기로 했다. 스위스 정부는 1, 2차 세계대전 때 잠재적 부족에 대비해 커피를 비축하기 시작한 이래 현재 1만5,300톤을 저장하고 있다. 이는 스위스 국민이 3개월 간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적지 않은 사람에게 커피는 ‘필수 식량’이다. “하루에 한두 잔 이상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커피 한 잔에는 40~108㎎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고, 카페인 프리 커피에는 2~4㎎이 들어 있다. 차에는 30~70㎎, 콜라 30~45㎎, 초콜릿바 30㎎, 종합감기약 및 자양강장제 30㎎ 정도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커피에는 필수영양소도 많다. 리보플라빈 판토텐산 망간 칼륨 마그네슘 니아신 등이 그것이다.
그러면 커피의 좋은 점은 뭘까요. 우선 커피를 많이 마시면 제2형 당뇨병(성인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더 낮아진다고 한다. 커피에 항산화물질이 풍부하고, 커피 속 마그네슘과 크롬이 혈당조절 기능을 하는 인슐린 이용을 돕기 때문이다.
커피는 심장질환, 뇌졸중,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도 낮춰준다. 커피를 마시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65%까지 낮추고, 두 번째로 흔한 신경 퇴행성 장애인 파킨슨병에 걸릴 확률을 60%까지 줄여준다. 하루 4잔 이상 커피를 마시면 간질환에 걸릴 위험이 80%나 낮아 질 정도로 간을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
정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논란이 있지만 인지능력이나 기억력, 추리력, 반응시간 등에 긍정적인 효과가 준다고 한다.
반면 커피의 나쁜 점은 카페인으로 인한 불면, 신경과민, 위통, 구역, 구토를 들 수 있다. 또한 기능성위장장애를 가지 사람이 커피를 마시면 증상이 악화된다.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장기간 커피를 마셔도 혈압에 별다른 영향이 주지 않는다. 그러나 고혈압 환자에게는 혈압이 더 높이 올라간다. 이밖에 커피는 소변으로 칼슘을 더 많이 배출시켜 골다공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프림을 첨가한 믹스커피는 일단 블랙 커피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한다. 2013~2015년 믹스커피를 하루 두 잔 이상 마신 그룹은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2.2배나 높아졌고, 블랙 커피를 하루 두 잔 이상 마신 그룹은 2.27배 높아졌다고 심장대사증후군학회가 최근 발표했다.
결론적으로 커피를 하루 2~3잔 이내로 마신다면 건강에 별 지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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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