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밀레니얼 세대 ‘괜히 집 샀다’ 후회 비율 높아

2019-03-28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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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에 의한 주택 구입이 최근 수년간 크게 늘었다. 직장을 얻고 결혼을 하면서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내 집을 마련한 밀레니엄 세대 중 주택 구입을 후회한다는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밀레니얼 세대는 거의 대부분 생애 첫 주택구입자들로 주택 구입 경험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온라인 금융 정보 업체 ‘뱅크레이트 닷컴’이 최근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주택 구입 경험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 수리비 감당 힘드네

‘아메리칸드림’으로 대변되는 내 집 장만은 누구나 꿈꾸는 일이다. 그런데 힘들게 내 집을 장만한 뒤 주택 구입을 후회하는 비율이 낮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입 후회 비율은 약 63%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전체 연령대 중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약 44%가 주택 구입을 후회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주택 구입이 후회되는 이유 중에는 예상치 못했던 고장 발생과 그로 인한 수리비 지출 때문이라는 답변이 약 18%로 가장 높았다. 주택 관리와 수리비 때문에 주택 구입을 후회한다는 비율은 주택 구입 경험이 적은 밀레니엄 세대에서 가장 높았다. 밀레니얼 세대 4명 중 1명꼴로 예상치 못한 수리비 지출로 인해 주택 구입이 후회된다고 답했다.

■ 수리비 별도 적립하면 도움

재정 전문가들은 주택 구입을 위해 그동안 모은 자금을 다운페이먼트와 클로징 비용으로 탈탈 털어서 지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주택 구입 뒤 발생하는 비용이 매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루이스 로사 공인 재무 설계사는 “주택을 임대할 때와 달리 주택 구입 뒤 발생하는 수리는 전적으로 주택 소유주의 책임”이라며 “만약의 수리를 대비해 별도의 세이빙 계좌에 자금을 모아두는 것이 좋다”라고 충고했다.

설문 조사에 참가한 주택 소유주들은 주택 관리와 수리비 지출 외에도 구입한 집이 너무 작아서(약 12%), 주택 위치한 지역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약 8%), 좋은 투자라고 생각되지 않아서(약 7%), 모기지 페이먼트 부담이 너무 커서(약 7%), 가장 유리한 모기지 이자율을 받지 못해서(약 6%), 너무 큰 집을 구입한 것 같아서(약 5%) 등의 이유 때문에 주택 구입을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주택 구입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약 56%였다.

■ 집값 따라잡지 못하는 야속한 소득

내집 마련이 아메리칸 드림으로 대변되는 것은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내 집 장만이 아메리칸드림을 이루는 길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약 79%로 안정적인 은퇴(약 68%), 성공적인 직업(약 63%), 자동차 보유(약 58%) 등 기타 답변에 비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많은 미국인들이 내 집 장만을 인생의 최대 목표로 삼고 있는 것과 달리 실제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인들은 상당수다. 주택 구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크게 두 가지로 치솟는 주택 가격과 소득 정체 현상이라고 응답자들이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51%는 낮은 소득으로 인한 주택 구입 능력 부족으로 주택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낮은 소득이 내 집 마련의 장애물이라는 것은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애톰 데이타 솔루션이 최근 실시한 조사를 통해 증명됐다.

주택 임대 및 구입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체 카운티 중 약 80%에 해당하는 카운티에서 주택 중간 가격이 평균 주간 소득보다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집값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주택을 구입하지 않는 기타 답변으로는 다운페이먼트와 클로징 비용을 부담할 수 없어서(약 41%. 복수 응답 포함), 집값이 너무 높아서(약 34%), 크레딧 기록이 충분치 않아서(약 28%), 주택 보유를 원치 않아서(약 17%), 모기지 이자율이 너무 높아서(약 16%), 학자금 융자 부담이 커서(약 13%), 크레딧카드 대출액이 많아서(약 11%) 등이 있었다.

최근 주택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주택 구입자들에게는 큰 위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코어로직은 올해도 주택 가격은 상승할 전망으로 상승폭은 예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가격 상승폭은 약 5.8%이었지만 올해 약 3.4%로 하락할 전망이다. 프랭크 노태프트 코어로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하반기 주택 거래가 모기지 이자율 상승과 주택 가격 상승으로 부진했다”라며 “주택 가격 상승 폭이 상반기 약 6.4%에서 하반기 약 5.2%로 낮아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 생애 첫 주택 구입 준비는 최소 2년 전부터

주택 구입을 후회하지 않으려면 주택 구입 전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재정 전문가들은 주택 구입 시기 최소 2년 전부터 주택 구입 자금을 모으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주택 구입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와 클로징 비용을 마련과 유리한 이자율을 받기 위한 크레딧 개선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6개월 전부터는 불필요한 지출을 삼가야 한다. 주택 구입 전 무심코 가구나 차량을 구입했다가 주택 구입 자금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크레딧 기록도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주택 거래시 반드시 홈 인스펙션을 실시해서 어떤 결함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과 만약의 고장을 대비해 홈 워런티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홈 인스펙션을 통해 결함을 파악해야 예상치 못한 수리비 발생에 대비할 수 있고 수리 계획 수립에도 도움이 된다. 홈 워런티 프로그램은 주택 구입 뒤 고장이 발생할 경우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셀러가 홈 워런티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더라도 바이어가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구입하는 것이 좋다. 뱅크레이트 닷컴이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연간 주택 관리비로 평균 약 2,000달러가 지출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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