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허용 번복사태 후, LGBT 지지그룹 끈질길 청원
▶ 동성애에 부정적 한인교계, “복음주의 포기하나”반발
아주사신학교가 동성애를 허용해 한인교계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달 연합감리교 총회에 참석한 동성애 지지자들. [AP]
남가주에 위치한 아주사퍼시픽대학교(APU)가 학생들의 동성애 관계를 허용키로 결정했다.
복음주의 계열의 신학교로 알려진 아주사신학교의 이같은 결정은 한인 교계에 충격을 던져 줄 것으로 전망된다. 주류 교계와는 달리 이민교회의 경우 동성애를 반대하는 입장이 많은데다, 아주사신학교 출신 한인 목회자와 졸업생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사신학교는 그동안 동성애 행위는 부적절하다는 학생 지도 가이드라인을 지켜왔지만 이를 수정해 동성애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샌가브리엘밸리트리뷴 신문이 지난 19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아주사신학교는 재학중인 학부 학생들의 핸드북을 전반적으로 개정했으며 이같은 허용방침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미 아주사신학교는 지난해 9월 학생들의 행동지침에서 동성관계를 금지하는 표현을 삭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거센 반발이 일어나자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동성애 허용 방침을 번복한 적이 있다.
당시 대학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동성관계를 금지하는 표현을 삭제하도록 의결 과정을 통해 승인한 바가 없다"며 "그리스도 중심의 사명을 지키는 책임을 재확인한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지지그룹이 지속적으로 변경을 요구해 오자 마침내 동성애 허용 방침으로 선회한 것이다. 기독교대학 LGBT 학생연합인 ‘브레이브 커먼스(Brave Commons)’는 지난해 11월부터 온라인 청원을 시작해 5,000명 학생들의 서명을 받아내기도 했다.
아주사신학교는 학생 행동 수칙 변화와 함께 캠퍼스 안에서 LGBT 학생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파일럿 프로그램이 제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주사신학교의 이번 결정은 동성애에 관해 개방적인 흐름이 늘어나는 세태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동성애에 부정적인 한인 교계 등 복음주의 계열에서는 결국 복음주의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 파문이 거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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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