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부족하면 기분에도 좋지 않고, 불안하며 우울해질 수도 있다. 기억력도 흐려진다. 한마디로 뇌가 충분히 쉬지 못해 제대로 기능하기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불면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정신과적 질환, 의학적 원인들, 건강하지 못한 수면 습관, 특정 생체적 요인 등 다양하다. 미 국립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에 따르면,
최근 연구자들은 불면증이 뇌가 깨어 있는 상태를 멈추지 못하는 것이 원인인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뇌에는 수면-각성 주기가 있는데, 수면주기 또는 각성주기가 문제가
되는 것이 불면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의학적인 원인들을 살펴보면, 질환 자체가 불면증을 일으키거나, 증상 때문에 불편해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게 만든다.
국립수면재단 및 건강 웹사이트 ‘웹엠디’(WebMD)에 정리된 불면증의 의학적인 원인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스트레스 = 실직, 경제적 상황, 가정 문제, 사랑하는 이의 죽음 등 때문에 불면증이 생기기도 한다. 문제가 해결되거나 며칠 내에 자연히 불면증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불안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공황발작 등은 만성적인 불면증을 야기할 수 있다.
#불규칙적인 수면시간 = 24시간 생물학적 주기를 조절하는 생체 시계 교란돼 불면의 나날을 보낼 수도 있다. 일관성이 없고 불규칙적인 취침 시간, 다른 시간대로의 장기 비행, 밤새면서 일하기, 직업상 야간 교대 근무로 인해 불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환경적으로 갖는 사람들은 수면부족이나 불면증에 시달릴 수 있다. 아예 생체 리듬이 다른 사람은 정상적인 시간에 잠들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우울증 및 불안증 = 우울증, 불안증, 조울증, 강박장애 등 정신장애 질환을 갖고 있으면 불면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불면증 같은 수면장애는 정신장애 질환의 종류를 판별하는 실마리가 된다. 중증 우울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는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릴 위험이 높다. 또한 불면증 치료를 하다가 정신 장애로 진단받는 경우도 드문 일이 아니다.
연구들에 따르면 불면증은 우울증을 악화 또는 유발하는 요인으로 밝혀진 바 있다.
#호흡 문제 = 잠을 자는 동안 코를 아주 심하게 골다가 ‘컥컥’하면서 숨을 멈추는 상태가 여러 번 나타나며, 잠에서 깨기도 하는 증상이 나타나는 수면 무호흡증도 숙면을 방해한다. 잠에서 깨지 않더라도 푹 잠을 잔 상태가 아니라서 다음날 피곤하고 졸리다. 과체중과도 관련이 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수면 무호흡증은 고혈압, 뇌졸중, 심근경색 등 발병 위험을 높이며, 최근에는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 위험과도 관련이 깊다는 연구들이 나온 바 있다. 또 코·부비동 앨러지나 천식 같은 호흡기 문제 역시 호흡과 잠을 방해할 수 있다.
코골이 및 수면 무호흡증은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치료를 모색한다.
#치매 = 치매 및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해가 진 후 불안감을 더 느끼며 과민해져 소리를 지르거나 강박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을 ‘일몰 증후군’(Sundown syndrome 혹은 sundowning)이라 한다. 주변을 배회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잠을 자지 못하고 계속 깨어 있거나 꿈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제대로 자각하지 못한다.
#만성 통증 = 관절염, 허리통증, 좌골 신경통, 암, 섬유근육통 등 통증에 시달리면 제대로 잠을 자기 어렵다. 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고, 밤에 푹 쉬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통증도 심해진다.
#파킨슨병 = 신경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 증상으로는 손떨림, 강직, 몸 동장이 느려지는 운동 장애, 수면 장애, 전신 자세 불안정 등이 있다. 수면 장애에는 낮시간의 과도한 졸림증, 아침에 일찍 일어나거나 악몽에 시달리기도 하며, 수면 무호흡증, 하지 불안 증후군, 램수면행동장애 등이 나타난다. 정신과적인 불안증과 우울증 때문에 불면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폐경기 = 여성은 중년에 폐경기가 시작되면서 난소 기능이 점차 떨어지고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 생성이 서서히 감소한다. 호르몬 불균형으로 수면에 영향을 주는 스트레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몸이 덥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핫 플래쉬(hot flashes) 때문에 잠을 방해 받거나 식은땀 때문에 밤에 자다가 자주 깬다.
#약물 = 앨러지약이나 심장질환 약, 고혈압 약, 갑상선 약, 우울증 약 등은 불면증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프로작(Prozac) 같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s)는 불면증이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파킨슨병 등에 쓰이는 약물들도 부작용으로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 오버-더-카운터로 쉽게 구입하는 코막힘 완화제(decongestants)의 주요성분인 슈도에페드린(pseudoephedrine)도 불면증을 야기할 수 있다.
#일차성 불면증(Primary Insomnia) = 환경적, 육체적, 정신신경학적, 의학적 요인이 원인이 아닌 불면증을 말한다. 잠에 들기 어렵거나 수면 유지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일차성 불면증을 갖고 있는 환자의 뇌는 잠을 자야 하는 시간에도 계속 ‘깨어 있어’ 불면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뇌 백질(white matter) 이상과도 관련 있다는 연구가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 기타 = 불면증은 위산역류, 갑상선 기능 항진증 등이 원인일 수 있다. 또한 비만,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같은 질환들과도 관계가 깊다.
건선, 습진, 아토피 등 피부 가려움증 역시 잠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이다. 잠에 들었어도 무의식 중에 심하게 긁다가 잠에서 깨기도 한다.
●수면 건강을 위해서는- 수면 주기를 규칙적으로 정한다. 같은 시간에 잠에 들고, 아침에 같은 시간에 잠에서 깬다. 주말이라고 해서 늦게까지 깨어 있지 않도록 한다. 주말에도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깨는 것이 좋다. 또 갑자기 시간을 조정한다고 그 동안의 생활습관을 무시한 채 너무 이른 시간을 취침시간으로 정하지 않는다. 10~15분 씩 조정하면서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만들어간다.
- 낮잠은 피한다. 잠자리는 쾌적하고, 조명은 어둡게, 조용하고 편안한 환경을 조성한다. 특히 취침시간에는 조명을 어둡게 하는 것이 좋다. 2014년 ‘광화학 및 광생물학 저널’(Photochemistry and Photobiolog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밤 시간의 밝은 조명 노출은 생체 시간 주기의 정상적인 작동을 방해한다. 조명을 어둡게 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생체 시간 주기를 조정해 본다.
- 카페인은 피하며, 따뜻한 욕조에서 목욕을 하는 것도 좋다.
- 시끄러운 소음도 취침시간에는 피한다. 또한 과식이나 기름진 음식, 매운음식도 피한다.
-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며, 아침 햇살을 받으며 운동하는 것도 좋다. 담배도 끊는다.
- 국립수면재단에서 권장하는 수면 시간은 65세 이상은 7~8시간 잠을 자는 것이 좋으며, 5~6시간 정도도 괜찮다. 26~64세 사이는 7~9시간이 권장되며, 18~25세 사이도 7~9시간이 권장 수면시간이나 6시간이나 10~11시간도 적당하다. 14~17세 사이 청소년은 8~10시간이 권장시간이며, 7시간이나 11시간도 괜찮다. 6~13세는 9~11시간이 권장 수면시간이며, 7~8시간이나 12시간 정도 잠을 자도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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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온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