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성결혼 주례· 동성애자 안수시에 처벌 조항 추가"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에서 25일 열린 연합감리교단 특별 총회에서 입법위원회 위원장인 조 해리스목사가 토론과 투표등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특별 총회에서 ‘한 교회’모델이 아닌 ‘전통 모델’이 통과 되었다< AP >
미 연합감리교회의 최대 이슈인 동성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 총회가 지난 2월 23일부터 26일까지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에서 열렸다. 이번 특별 총회에 한인연합감리교회 총무이면서 오클랜드 열린교회에서 담임 목회를 하고 있는 권혁인 목사<사진>가 대표로 참가하고 돌아왔다. 권혁인 목사가 보고 온 총회 현장 모습과 ‘전통 모델’결정 배경, 진보와 보수의 대립 상황,앞으로 교회 전망등을 특별 기고를 통해 소개 한다. <손수락 기자>
미조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지난 2월 23일부터 26일까지 열린 연합감리교회 특별총회가 소위 ‘전통모델’이라는 대안을 결정하고 마무리되었다. 사실 특별총회는 매 4년마다 열리는 교단의 최고 입법회의를 동성애와 관련된 문제에만 집중하여 논의하기 위해 지난 2016년 포틀랜드 정기 총회에서 감독회의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연합감리교회는 1972년 교단법인 장정(Book of Discipline)에 동성결혼과 동성애자의 안수를 금지하는 조항을 넣은 이후 지금까지 50여년 가까이 끊임없이 진보와 보수간의 논쟁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오랜 싸움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타협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양측은 교단을 우호적으로 분리(Amicable Separation)시키자는 의견을 본격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에 중도측과 감독들이 함께 나서서 양 진영을 포함하는 하나된 교회의 형태로 교단이 존속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했던 것이다.
금번 특별총회에서 통과된 전통모델은 대안 마련을 위해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작성한 여러 교회모델 가운데 하나이다. 사실 대안을 준비한 특별위원회에서 추천하고 감독들의 지지를 받은 안은 “한교회 모델(One Church Plan)”이었다. 이 모델은 장정의 조항에서 동성결혼과 동성애자 안수 반대에 관한 구절을 삭제하고, 대신에 개교회와 목회자가 신념에 의거해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특별총회를 앞두고 많은 지역연회에서는 이 모델을 홍보하고 설득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비록 장정에서 문구를 삭제함으로써 동성애를 찬성하는 인상을 주지만, 하나의 교회 안에서 모두가 자신의 신념대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지를 받은 것이다. 따라서 많은 이들은 특별총회 이전에 이 모델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을 하기도 하였다. 특별총회의 목적이 이 모델의 찬반여부를 묻는 것이라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특별총회의 둘째날 입법위원회에 상정하기 위한 안건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투표에서부터 한교회모델은 전통모델의 지지를 넘어서지 못했다. 전통모델은 보수측의 지지를 받는 안이었는데, 현재 장정의 동성애 반대 조항을 그대로 유지하고 여기에 더하여 장정을 어기고 동성결혼 주례나 동성애자를 안수하는 경우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처벌 조항이 추가된 안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장정을 어기고 동성결혼의 주례를 한 목회자에 대해 최소 1년 동안 정직처리를 하고, 이것이 반복될 경우 파면할 수 있는 제재 조치가 포함된 것이다. 만일 장정에 의해 규정된 사항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교단을 탈퇴하도록 전통모델은 권장하고 있다. 이처럼 장정의 준수와 성경의 권위를 강조한 전통주의 모델이 채택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 이외 지역의 총회대표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독특한 연합감리교회의 구조때문이다. 전체 대의원의 41.3%가 해외 출신이며 그 중에서도 아프리카 지역의 대의원은 전체의 약 3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과 러시아와 필리핀 지역 대표들의 전통주의에 대한 강력한 지지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직 미국사회와 달리 동성애 문제에 대한 인식이 포용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통주의 채택이 교단에 그대로 적용될 것인지는 지켜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전통주의 모델의 일부 내용에 대해 위헌성이 제기 되어서 교단의 사법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합헌 결정을 받아 총회의 결정이 효력을 발휘한다 해도, 장정의 원칙을 따르지 않기로 이미 공언한 진보진영의 반발은 또 다른 분쟁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서부지역과 동부의 진보적 연회는 동성애를 포용하는 새로운 교회운동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장정의 원칙을 고수하고자 하는 보수 진영과 제2의 결전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될 경우 역으로 웨슬리안 언약 협회(WCA)로 대표되는 보수진영이 교단 탈퇴를 감행할 수도 있다. 결국 특별총회의 결정이 완전한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또 다른 국면의 시작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신앙의 양심인가 아니면 교회와 성경의 권위인가’의 논쟁으로부터 시작된 연합감리교회의 동성애 문제는 이제 교단의 임시 봉합 상태가 아닌 궁극적으로는 분열로 향해 가는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총회의 마지막 부분에 두 진영으로 참가자들이 갈라져서 서로 다른 찬양을 부르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제는 더 이상 하나된 교회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들었다. 더불어 이민자 중심의 한인교회가 이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살아 남아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고, 앞으로 새로운 세대를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제나 위기는 늘 변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갔던 것처럼, 교회도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합당한 본분과 역할을 분명하게 회복하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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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인목사 /오클랜드 열린교회 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