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이용한 소년(The Boy Who Harnessed the Wind)’, “풍차 만들어 가뭄 해소” 가난한 소년의 감동 실화
2019-03-01 (금)
박흥진 편집위원
▶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학비 못내 퇴학 말라위 소년의 꿈 차분하고 담담하게 잘 담아낸
▶ 배우 치웨텔 에지오포 감독데뷔작 ★★★½(5개 만점)
중학교에 등교하는 윌리엄(오른 쪽에서 두번째)을 온 가족이 축하하고 있다.
역경을 이긴 인간 승리라는 통속적인 얘기이지만 주인공이 소년이라는 점과 함께 얘기가 경탄할만한 실화라는 것이 큰 흥미를 끄는 잘 만든 작품이다. 지성과 감성을 고루 갖춘 영화로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고 담담하게 서술되는데 약간 느린 느낌은 드나 물이 천천히 흐르다 함께 모여 급류를 이루듯이 마지막에 감정이 복받치는 감동을 겪게 된다. 정신이 고양되는 매력적이요 통찰력 있는 작품이다.
‘12년의 노예생활’의 주연 배우 치웨텔 에지오포가 출연하고 각본을 쓰고 또 감독으로 데뷔한 작품으로 그가 가슴으로 절실히 느끼는 얘기를 영상화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힘들이지 않고 침착하면서도 튼튼하게 연출한 솜씨가 돋보인다.
2001년 아프리카의 말라위. 척박한 땅에서 농사를 지어 간신히 먹고 사는 트라이웰 캄크왐바(에지오포)와 그의 현명한 아내 아녜스(아이사 마이가)는 비록 가난하지만 13세 난 총명한 아들 윌리엄(맥스웰 심바)과 윌리엄의 똑똑한 누나 애니(릴리 반다)를 사랑하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이들을 교육시켜 마을을 떠나게 하려는 것이 꿈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애니는 대학 갈 꿈에 부풀어 있고 윌리엄은 중학생인데 홍수로 집의 농토가 쑥대밭이 되면서 학비를 못낸 윌리엄은 퇴학을 당한다. 이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윌리엄네는 끼니를 굶다시피 한다. 그러나 학구열이 강한 윌리엄은 학교 도서관 사서의 묵인 하에 도서관에서 책으로 혼자 공부하는데 그의 관심을 끈 책이 풍력에 관한 것.
타고난 발명가인 윌리엄은 이 책과 애니에게 구혼하는 학교 선생 마이크(레모갱 트십사)의 자전거의 라이트가 바퀴가 돌아가는 힘에 의해 불이 켜진다는 것을 깨닫고 풍력을 이용해 지하수를 끌어올려 가뭄과 상관없이 온 동네 사람들이 농사를 짓도록 하기 위해 풍차를 지을 설계도를 그린다.
윌리엄은 동네 친구들과 함께 쓰레기장에서 풍차에 필요한 온갖 잡동사니들을 모으는데 결정적으로 필요한 것이 집안의 총재산이다시피한 아버지의 자전거. 트라이웰은 인자하고 현명하고 포용력이 있으며 아들을 사랑하지만 윌리엄이 뚱딴지같은 풍차 건설을 위해 자전거를 달라고 하자 아들을 혹독히 나무라며 연장으로 밭이나 갈라고 다그친다. 그러나 윌리엄이 그렇게 수월히 자기 꿈을 버릴 아이가 아니다.
사람들의 감정을 고무시키고 또 만족감과 즐거움을 줄 영화로 대사는 영어와 말라위어. 연기들이 좋은데 특히 경탄할만한 것은 신인 심바의 연기. 영혼이 가득한 눈을 지닌 심바가 그 어떤 역경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도 희망과 삶의 추진력을 주는 연기를 완벽하게 해낸다. 그리고 결점이 있으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에지오포의 연기도 훌륭하다. 온 가족이 함께 보도록 권한다.
Netflix. 일부지역
<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