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공제항목 축소·폐지로 중산층 납세자 가장 큰 타격
2주간 평균 환급액 1,949달러 …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
# 롱아일랜드 소재 주택에서 2명의 자녀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김 모(48)씨 부부는 지난 10년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세금 환급을 받아왔는데 올해는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지난 주 회계사로부터 “세금 환급은 커녕 오히려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말을 들은 것. 김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환급을 기대했는데 오히려 세금을 더 내야 한다니 어이가 없다”며 “아이들 봄 방학 때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없던 일로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2018회계년도 개인 소득에 대한 세금보고가 한창인 가운데 연방개정세법(Tax Cuts and Jobs Act·이하 TCJA)으로 인한 ‘쇼크’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부 납세자들 중에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많은 세금을 더 물어야 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어 “세금보고를 하는 게 두렵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 연방국세청(IRS)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세금보고 접수가 시작된 지난달 28일부터 2월8일까지 2주간 2,700만명의 납세자가 세금보고를 마쳤으며, 가구당 평균 1,949달러의 세금환급액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7% 줄어든 것으로 세금보고 첫 1주간 감소폭 8.4% <본보 2월12일자 B1면> 보다 0.3% 포인트 늘어난 수치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라면 최종 평균 세금환급액도 더욱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평균 세금환급액은 2,899달러였다.
뉴욕일원 한인 공인회계사(CPA)들에 따르면 2018년부터 시행에 들어간 개정세법으로 인해 특히 ▲부양가족이 많고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과거 항목별 공제를 신청했던 ▲중산층 납세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W-2를 받는 평범한 직장인들과 수입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중산층 가정이 직격탄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한인 공인회계사들은 “주택을 소유한 중산층 4인 가정 경우, 지난해에 비해 평균 2만 달러 정도의 공제를 덜 받게 됐다”며 “특히 표준공제액이 2배 늘었지만 재산세를 포함한 지방세 공제한도가 1만 달러로 제한되면서 재산세가 전국 최고 수준인 롱아일랜드와 웨스트체스터 등에 거주하는 납세자들은 지난해 보다 크게 줄어든 환급액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회계사들은 또 “개인당 4,050달러의 인적공제가 사라지고, 지방세 공제한도가 제한되면서 주택소유 중산층의 세금 환급액이 줄었다”며 “지난해 약 3,000달러 정도의 세금 환급을 받았다면 올해는 1,000달러 이상 덜 받게 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W-2를 받는 직장인 경우, 지난해 개정세법에 따라 ‘원천 징수액(tax withholding)’이 줄어들어 이미 혜택을 봤고 표준공제는 올라갔지만 인적공제가 사라지고 과거에서 존재하던 일부 항목별 공제가 사라지면서 전체적으로는 세금환금이 줄어들었다.
한 한인 회계 전문가는 “지난해 2,000달러의 환급받은 직장인 경우, 올해는 10% 정도가 준 약 1,700달러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전체적으로 지난해 4,000달러의 세금환금을 받은 가정은 올해 700-800달러환금액이 줄어든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정보 사이트 ‘너드월렛’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납세자의 48%는 TCJA로 인해 바뀐 소득수준에 따른 세율조차 모르고 있으며, 28%는 TCJA가 가져온 기본적인 세법 변경사항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다.
CPA들에 따르면 TCJA로 인한 대표적인 변화는 세금보고 양식 1040의 간소화 및 축소화, 개인 소득세율 변경(소득에 따라 10%, 12%, 22%, 24%, 32%, 35%, 37%), 표준공제액 상향(싱글은 6,350달러에서 1만2,000달러로 상향·부부공동보고(MFJ)는 1만2,700달러에서 2만4,000달러로 상향), 주정부 세금·재산세·판매세 등 지방세 공제 상한선(MFJ의 경우) 1만달러, 16세 이하 자녀가 있을 경우 받는 차일드택스 크레딧 일인당 1,0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상향, 패스스루 기업에 대한 20% 세금공제 혜택 등이다.
<
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