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만년설로 뒤덮인… 원시 그대로 자연을 간직한 곳

2019-01-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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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국립공원 (Olympic National Park)

만년설로 뒤덮인… 원시 그대로 자연을 간직한 곳

포트앤젤레스는 인구 2만명의 소도시로 올림픽 국립공원으로 가는 관문도시다. 해안가에 세워진 레드라이언 호텔(Red Lion Hotel)은 숙소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다.

태평양과 인접한 미국 북서 권역 지명인 퍼시픽 노스웨스트(Pacific Northwest). 줄여서 PNW로도 불린다. 남쪽으로는 레드우드 숲이 우거진 캘리포니아주 북부, 아이다호주,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와 알래스카주 남동부까지 이어진다. 이권역의 중심은 대도시 시애틀, 포틀랜드가 위치한 워싱턴주와 오리건주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드넓게 펼쳐진 울창한 삼림지대를 자랑하며 굽이굽이 태평양 해안선을 따라 놓인 절경 도로, 에메랄드빛 호수, 온대우림, 만년설로 뒤덮인 휴화산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으며 내륙 건조지대의 완만한 구릉에서는 캘리포니아 와인 못지않은 최상급 와인용 포도가 영글어가는 등 진귀한 대자연의 선물로 가득하다. 그 중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워싱턴주의 올림픽 반도(Olympic Peninsula)에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미국의 9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올림픽 국립공원(Olympic National Park)이 자리한다. 공원은 빙하가 뒤덮인 산과 바다, 호수, 강, 울창한 우림, 희귀 동·식물뿐 아니라 11곳의 하천과 태평양을 자유롭게 오가는 어류가 서식하는 생명이 넘쳐나는 자연 생태계의 보고로 잘 알려져 있다.

■ 올림픽 반도

올림픽이란 이름의 유래는 1778년이 지역을 처음 발견했던 영국인 탐험가가 그리스의 지중해와 인접한 올림푸스 산(Mt Olympus)과 비슷하다고 하여 올림푸스 산이라 명명한 것이 시초이다. 올림픽 반도는 크게 3권역으로 나뉘는데 그 가운데 반도 북쪽 포트 앤젤레스(Port Angleles)와 반도 서편 온대우림인 호레인 포레스트(Hoh Rain Forest)와 태평양 해안가 두 권역에 주요 볼거리가 몰려 있다.


올림픽 반도의 중앙에 위치한 올림픽 국립공원은 크기가 약 100만에이커로 193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원시 자연생태계가 보존된 북반구에서 손꼽히는 자연보호구역으로 73마일의 인간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해안선과 야생화가 피어 있는 목초지, 온대우림, 60여개의 빙하와 만년설 덮인 준봉이 장관을 이룬다.

퍼시픽 노스웨스트에서 가장 큰 대도시 시애틀에서 출발한다면 올림픽 국립공원 초입이자 배후 도시인 포트 앤젤레스(Port Angeles)까지약 3시간이 소요된다.

시애틀 서쪽 퓨젯 사운드(PugetSound)만을 왕복하는 카페리(Seattle-Bainbridge Island)와 육로를 번갈아 이용하거나 카페리를 이용하지 않고 시애틀 남쪽 항구도시 타코마(Tacoma)를 경유하는 육로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포틀랜드 방면에서는 태평양 해안 도로인 US-101을 타고 북상하면 된다. 올림픽 국립공원 주위로 원형형태의 일주도로가 놓여 있으며 반도의 주요 명소를 돌아본다면 최소 2~3일이 소요된다. 공원의 방문 최적기는 고원지대에서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7~9월로 알려져 있으나 겨울철에도 스키와 스노보드, 설경 하이킹 등 다양한 겨울철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특히 고지대에 위치한 허리케인 라지에 오르면 올림픽 반도의 절경가운데 하나인 눈부신 설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1) 포트 앤젤레스

올림픽 국립공원으로 가는 관문 격인 인구 2만의 작은 소도시다. 올림픽 반도에서 가장 큰 항구도시이며 후안데 푸카(Juan de Fuca) 해협과 인접해 있고 캐나다 빅토리아(Victoria)를 오가는 카페리가 운행된다. 도심에는 올림픽공원과 반도의 여행 정보를 문의할 수 있는 방문자 센터와 레스토랑, 20여곳의 체인 호텔과 B&B 등 숙박시설이 있으며 그 가운데 한인이 운영하는 모텔도 있다. 잔잔하고 아늑하며 소박한 분위기의 시골 어촌마을이 연상되는 포트 앤젤레스는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한데 그 중 2008년 개봉된 로맨스판타지 영화 트왈라이트(The Twilight Saga) 시리즈 5편(Twilight, New Moon, Eclipse, Breaking Dawn #1, #2)이 포트 앤젤레스에서 촬영되었다.

2) 허리케인 리지


포트 앤젤레스에서 시작되는 17마일 산악도로를 따라 약 40여분을 오르면 올림픽 국립공원에서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지점인 허리케인리지(해발 5,242피트)에 도착한다. 겨울철에는 폭설이 자주 내리는 까닭에 산악도로 개방시간은 금~일, 오전9시~일몰로 제한되며 이때는 4륜구동 SUV, 타이어체인 장착이 필수다.

허리케인 리지에는 산행 허가증을 발행하는 방문자 센터와 4계절 내내 빙하와 눈이 덮여 있는 준봉들의 파노라믹 장관과 만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짧게는 편도 0.25마일 길게는 8마일 코스의 트레일이 리지 주위로 조성돼 있다.

그 중 허리케인 힐(Hurricane Hill) 트레일이 인기인데 편도 1.6마일 코스로 사슴, 마운틴 비버같은 야생 동물과 쉽게 마주칠 수 있고 여름철은 야생화로 가득한 벌판을 가로지른다.

3) 크레센트 호수

포트 앤젤레스에서 서쪽 18마일에 지점에 위치한 호수다. 울창한 숲과 완만한 산봉우리 사이에 형성된 초승달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호수 이름이 크레센트 호수로 얕은 수심의 호변이 이어져 있어 가족단위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호변에는 캐빈, 벽난로, 레스토랑을 갖춘 리조트가 운영되며 물놀이나 낚시, 보트나 피어 주위에서 카약, 카누를 빌려 타고 호수를 탐험할 수도 있다.

4) 솔덕 온천 리조트

크레센트 호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며 현지 원주민들이 오래 전부터 치료 목적으로 이용하던 천연 유황온천이다.

밀려드는 방문자를 수용하기 위해 1980년대, 대대적인 시설 업그레이드를 거쳤고 현재 야외에 큼직한 원형풀장과 핫텁(Hot Tubs), 수영장, 레스토랑과 통나무 캐빈 숙소 등 편의시설이 완비되어 있다. 다만 리조트 운영기간은 5월 말~10월 중순까지로 비수기인 겨울철은 문을닫는다.

5) 호레인 포레스트

포트 앤젤레스에서 서쪽 2시간 거리에 위치, 지구상단 세 곳만 존재한다는 희귀한 온대 우림지대로 올림픽 국립공원의 가치를 세상에 널리 알린 주인공이다. 북위 47도에 위치하면서 연간 평균강수량이 3,500~4,000mm 달하기 때문에 겨울철에도 성장을 멈추지 않고 활엽수와 침엽수가 뒤섞여 자라며 높이 100m(330ft)의 거대 거목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건기동안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약 50여종의 초록 이끼가 나무줄기와 가지, 숲 전체를 뒤덮고 있다. 숲속 산책로를 걷다 보면 아마존의 열대밀림 속을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며 온대 원시림의 압도적인 초록빛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6) 루비비치

인간에 의해 훼손되지 않은 원시지구의 모습이 남아 있는 76마일의 태평양 해안가비치의 대부분은 숫자나 지명이 붙어 있다.

그 중 보석의 일종인 루비의 이름이 쓰인 루비비치는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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