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는 시
2018-12-31 (월) 08:25:34
서윤석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워싱턴지부
찬비가 쉬지 않고 내리더니
빗물 같은 시가 저절로 쓰여진다
심장을 팽개친 세월만이 흘러
아이들은 글을 읽지도 않고
요사한 장난감만 만지작거리는 날
마술에 걸릴 4차원 허공 속
내가 쓰는 시를 읽어 볼 사람도 없을
다가오는 세상을 미리 본다
날아가는 비행기의 시끄러운 기계소리는
꿈을 싣고 달리던 정답던 기적소리가 아니다
풀벌레 노래가 사라진 마을
그들이 읽지도 않을 시를 쓴다
새들도 떠나고 다람쥐마저 숨어버린
질퍽한 땅으로 쏟아지는 나의 시
버섯옷을 입은 유령들이 춤추던 한 해
한 편의 시를 남기고서 12월이 떠나간다
<서윤석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워싱턴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