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시절서 정계은퇴까지 가족관계와 정치인의 삶 등
▶ 풍자적으로 그린 전기영화 체니 역 베일의 연기에 감탄
★★★★ (5개 만점)
딕 체니는 아내 린의 사랑과 격려를 등에 업고 정계의 막강한 인물이 된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 밑에서 국방장관을 그리고 아들 부시 밑에서는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의 전기 영화로 미국의 정치사요 역사이자 가족 드라마이며 또 체니를 풍자한 코미디이다. 체니는 비밀의 장막 속에서 미 역사상 가장 막강한 권력을 쥐고 행사했던 부통령으로 행정부의 권력을 비만하게 확대하고 민주주의의 원칙을 훼손했던 사람으로 무소불통의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 삶의 동기였다.
영화는 체니의 젊은 시절부터 부시 밑에서 8년간의 부통령직을 수행한 뒤 정계에서 은퇴할 때까지의 그의 가족관계와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폭 넓고 다양성 있게 다루고 있다. 각본을 쓰고 감독한 애담 맥케이는 ‘악의 뻔뻔스러움’을 상징하다시피 하는 체니를 사실적으로 그리면서 아울러 블랙 코미디 식으로 비꼬고 있는데 그에 대해 일말의 동정심마저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작품(코미디/뮤지컬), 남우주연(크리스천 베일), 여우조연(에이미 애담스) 및 감독 등 6개 부문에서 제76회 골든 글로브상 후보에 올랐다. 그 중에서도 볼만한 것은 체중을 40파운드나 늘이고 체니 역을 기차게 해낸 베일의 연기다.
체니는 예일대를 중퇴하고 고향인 와이오밍 주에 내려와 전선 설비공으로 일하면서 술독에 빠져 삶의 방향을 잃고 살았는데 이를 구해준 것이 그의 약혼녀 린(애담스)이다. 린이 체니에게 삶의 태도를 고치지 않으면 그를 떠나겠다고 말하자 체니는 ‘앞으로 절대로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그는 이어 의회의 인턴으로 들어가는데 이 때 그는 제럴드 포드(빌 캠프) 대통령 밑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도널드 럼스펠드(스티브 카렐이 활력 넘치는 연기를 한다)를 사부처럼 모시게 된다. 그리고 체니는 철저한 자아 통제와 간지와 운을 업고 정계에서 일취성장 한다. 이런 체니의 성공에 큰 기여를 하는 사람이 강철 같은 의지와 야심을 지닌 린이다. 린은 레이디 맥베스다.
체니의 정치편력과 함께 그와 린의 서로에 대한 강인한 헌신과 애정 그리고 체니의 두 딸과의 관계가 자세히 묘사된다. 정치적으로는 괴물인 체니가 집에서는 자상한 남편이자 아버지로 그려지는데 그의 딸 중 한 명은 동성애자였다.
체니는 아버지 부시와 아들 부시 밑에서 봉사하면서 중동 전쟁을 촉발시킨 사람으로 아버지 부시 때는 이라크 전쟁을 그리고 아들 부시 밑에서는 9/11 테러에 대한 보복전쟁을 일으킨 장본인 중의 하나다. 미국은 아직도 이 전쟁에서 빠져나오고 있지 못한 상태다.
가장 우습고 재미있는 장면은 아들 부시(샘 록웰-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 후보)가 대통령 출마를 결심하고 부통령 감으로 체니를 골라 텍사스의 자택으로 체니를 초청해 대화하는 모습. 여기서 체니는 대통령 권한의 중요한 부분을 자기가 행사하는 조건으로 부통령 후보직을 수락하는데 이를 뭣 모르고 수용하는 부시가 멍청이처럼 보인다.
베일이 완전히 체니로 변신해 카리스마가 있으면서도 감지할 수 없을 만큼 민감하고 섬세한 연기를 완벽히 해내고 단단한 모습의 애담스 역시 빼어난 연기를 한다. 모두 잘 아는 헨리 키신저, 폴 월포위츠, 콜린 파웰 및 콘돌리자 라이스 같은 정치인들이 대거 조연으로 나온다. R 등급. 랜드마크(피코 & 웨스트우드) 등 일부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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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