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숙자들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이유는 적정 렌트비의 임대주택 부족때문

2018-12-18 (화) 12:00:00 김경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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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득대비 렌트비 비율 22%가 한계

노숙자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소득 부족과 적정렌트비의 임대주택부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리스팅 사이트인 ‘질로우(Zillow)’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대비 아파트 렌트비 비율, 즉 렌트 적정도가 어느 한도를 넘어갈 때 노숙자가 급속하게 늘어난다고 한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뉴햄프셔 대학의 크리스 글린, 보스턴 대학의 토마스 브린, 펜실바니아 대학의 데니스 컬해인 등 연구팀은 소득의 22% 이상을 임대주택 렌트비에 사용하게 될 때 노숙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32%가 넘으면 노숙자가 급속하게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커뮤니티 차원에서 대비책을 세우지 않으면 그런 상태에서의 렌트비 인상이 노숙자들을 만들어낸다고 추정했다.

질로우 자료에 의하면 SF의 2017년 노숙자 숫자는 7, 499명인데 SF 주택 임대자들은 그들의 월수입의 60.5%를 주택임대료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은 28.2%보다 2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산호세 주택임대자들은 41.7%, 오클랜드 주택임대자들은 44.7%로 베이지역 전체의 소득대비 주택임대비 비율은 매우 높게 나타났다.

SF나 시애틀과 같은 서부 해안 지역의 생활비가 비싼 도시들은 소득상승이 주택임대비 상승을 따라가지 못해 캐스캐이딩 효과(cascading effects)에 의한 적정도 붕괴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즉, 고소득층이 비싼 아파트에서 렌트비가 낮은 아파트로 이사를 하면, 중간소득층은 그 다음 싼 아파트로 옮기게 되고 가장 싼 아파트에 살던 최하층은 아파트 렌트비가 약간만 올라도 렌트를 못하고 거리로 내쫒기게 된다는 것이다.

1960년 이래 SF의 렌트비는 물가상승율을 제하고도 64%나 올랐으며, 특히 2012-2017년에는 40%나 올랐다. 같은 기간 사이에 전국평균은 11% 상승에 불과했다.

SF의 노숙자 숫자는 2004년의 8,640명에서 2017년에는 7,499며응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숙자 감소는 그 사이에 SF시가 시행한 집중적인 노숙자 대책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2017년의 SF 노숙자 예산은 2004년의 두 배인 3억달러였다.

특히 어떤 지역의 렌트비가 오르면 서민주택 공급이 많은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 소위 ‘스필오버 효과(spillover effect)’ 덕택이기도 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그들은 정부는 소득대비 렌트비 비율이 32%에 도달했을 때 적극적인 노숙자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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