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계획과 예산 세우고, 본인 상황에 맞게 선택

2018-11-01 (목)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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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가 마음에 들면 현 주택서 거주가 더 나을수도

▶ 집 자체에 불만이나 비용이 부담되면 심각하게 고려

계획과 예산 세우고, 본인 상황에 맞게 선택

많은 홈오너들이 리모델링과 이사 사이에서 갈등한다. 본인의 마음이 가는 쪽으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AP]

계획과 예산 세우고, 본인 상황에 맞게 선택

만약 사는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면 최소 7년 이상 살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AP]


■당신 가슴 속에 당신의 집이 있나?

집에 대한 감정을 정확히 파악하면 현재 집에서 머물지, 아니면 떠날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일리노이주 에반스톤의 ‘모간트-윌슨 아키텍츠’ 프레드 윌슨 공동대표는 “이웃과의 관계와 주변 환경 등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만약 이웃과 강력한 유대감을 느끼고 집과도 정서적인 교류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면 리노베이션이 옳은 해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에 의뢰한 고객 중 70%는 남느냐, 떠나느냐의 기로에서 결국은 리모델링을 선택해 현재 사는 집에서 더 오래 거주하는 쪽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모델링을 선택한다면 그간 시도해 보지 않았던 주택에 쌓인 에퀴티 등의 이용을 고려하는 등 실제 행동을 위한 옵션들을 점검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더 오래 살 것을 전제로 가능한 최대한의 재원을 모집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예산은 현실적으로 세울 수 있나?

현실적인 예산을 세운다는 문제는 본인의 예산을 직접 세우는 것과 남이 해둔 것을 보는 것의 차이가 극명하다. 실제로 해보면 심각하게 어려운 일이라는 이야기다. 리모델링을 하려면 정확한 예산 책정이 무엇보다 필수다.

시카고 ‘켈러 윌리엄스 리얼티’의 프래샨스 패티 에이전트는 “의외로 많은 홈 오너들이 본인이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며 “5만달러의 예산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고 컨트랙터는 원하는 것을 하라고 하지만 이때 오너들의 바람은 바뀌고, 다른 자재를 사용하길 원하면서 절대 상상하는 것처럼 만들어지기 힘든 것들을 요구하는데 이때부터 5만달러의 예산은 무의미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넓은 공간인가, 많은 방들인가?

많은 홈오너들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너무 좁고, 더 넓은 공간을 원해서 집을 팔고 이사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더 넓은 스퀘어피트가 아닌 단지 영리한 레이아웃으로 한 개의 방만 더 추가할 수 있어도 복잡한 이사를 피할 수 있게 된다.

뉴욕에 본사를 둔 부동산 회사인 ‘리얼디렉트’의 더그 펄슨 설립자는 “넓은 3베드룸 주택이라면 방 하나를 추가해 4베드룸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고 가족이 모두 사랑하는 집을 떠나 낯선 집으로 이사를 할 필요도 없어진다”며 “전문가와 함께 레이아웃을 점검하고 방을 추가하는 리모델링 작업이 가능한지 점검해야 한다. 이런 작업은 집을 팔고, 집을 사고, 이사를 하는 과정보다 단순하고 비용도 적게 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사만 하면 충분한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생각해 보면 심각한 결함이 있는가? 어쩌면 견디기 힘든 것은 이웃일지도 모른다. 또는 별로 좋지 못한 학군이거나 또는 가족이 늘고 성장하는데 필요하지만 물리적으로 어쩔 수 없는 집이나 뒤뜰이 가진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만약 지금의 불만과 고민이 위에 나열한 것들과 연관이 있다면 해답은 이사를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현재 불만이 집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닐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이사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일단 이사를 했다가 비용 부담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존 앤 캐서린 맥아더 파운데이션’의 2016년 조사한 ‘어떻게 집은 중요한가’ 보고서에 따르면 53%의 미국인은 모기지 페이먼트를 내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많은 다른 부분을 희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모델링은 얼마나 오래 걸릴까?

패티 에이전트는 “많은 사람들이 쉽지 않고 오랜 시간이 걸리며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리모델링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며 “어떤 프로세스를 거치는지 점검하면서 무엇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고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지적은 틀린 것이 아닌데 실제 주방의 카운터탑, 캐비넷과 가전, 바닥을 모두 수리하는 데는 3~6개월이 걸린다. 여기에 환풍구, 배관과 전기 배선까지 더해지면 기간은 더 늘어난다. 욕실 리모델링은 2~3개월이 소요되며, 베드룸 추가는 1~2개월이 걸린다.

패티 에이전트는 “인내심을 가질 준비를 해야 하고, 집 한쪽에서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일상생활을 해야 하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기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나?

리모델링을 할 것인지, 아니면 팔아 버릴 것인지를 결정하기 전에 투자대비 수익도 따져봐야 한다. ‘스파크 렌털’의 브라이언 데이비스 디렉터는 “사는 집을 업그레이드한다면 얼마나 초기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은 투자용이 아니라 실거주 목적이다 보니 투자비 회수는 힘들다. 냉정하게 비교, 분석하면 투자한 금액의 절반 정도가 나중에 집값으로 플러스되는 정도로 알려져 있다.

만약 사는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면 스스로 자문해볼 문제는 새로운 모기지와 이사 비용을 건져낼 수 있을 정도로 새 집에서 오래 살 것인가 하는 것이다. 데이비스 디렉터는 “평균적으로 7년 이상은 살아야 새롭게 생긴 비용을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과도하게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나?

리모델링에 따를 수 있는 우려 중 하나는 이웃과 비교해 과도하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뉴저지주 야드빌 ‘콜드웰 뱅커’의 케빈 로우튼 에이전트는 “주변과 비교해 과도하게 업그레이드된 집은 잘 팔리지 않는다”며 “만약 첫 주택 구입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작은 집들이 모여 있는 동네인데 중후 장대한 스케일의 업그레이드를 하면 투자한 만큼을 회수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로우튼 에이전트이 고객 중에는 1층에 널찍한 5번째 베드룸을 만든 경우가 있었는데 이 집을 팔 때 많은 바이어들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그저 지나쳤고 결국 셀러는 3만달러를 낮춰서 매물로 내놔야만 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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