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녀 납치했다, 돈내라” 협박전화

2018-10-29 (월) 12:00:00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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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에 거액요구 보이스피싱 사기

▶ 노스베이서 발생...당국 경고

자녀를 납치했다며 부모에게 거액을 요구하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24일 산라파엘에서 “자녀를 납치했다”며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자녀를 죽이겠다”고 위협하는 전화가 한 부모에게 걸려왔다.

이 부모는 “도와주세요, 엄마, 나는 납치당했어요. 이것은 실제상황이에요”라고 비명을 지르는 아이가 자신의 13살 아들이라고 여기고 곧바로 그들이 요구하는대로 은행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샤론 배스퀸이라 이름을 밝힌 이 엄마는 전화를 건 남성은 경찰에게 전화하지 말고, 거액을 당장 입금하라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아들의 목숨이 위태롭다는 당혹스러움으로 패닉에 빠진 배스퀸을 본 은행 시큐리드 가드의 도움으로 아들 학교에 전화를 건 배스퀸은 아들이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도, 사기범의 교묘한 수법에 말려들지 않았다.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사기범들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배스퀸은 “혹시라도 나처럼 사기범 수법에 넘어가는 부모들이 있을지 몰라 경찰에 신고했다”면서 “누구도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마린카운티 셰리프국은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전화가 오면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모르는 번호로 국제전화가 오면 받지 않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사기범들은 자녀의 신변이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이성을 잃은 부모의 약한 마음을 이용하려 든다”면서 “당혹스런 일일수록 먼저 침착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해외 여행 또는 유학 중인 자녀를 납치했다며 한국에 있는 부모에게 거액을 요구하는 보이스피싱 신고가 한국 외교부 영사콜센터로 잇따라 접수돼 주의가 요구된다
.
지난 12일 필리핀, 9월 3일에는 호주 퍼스, 9월 4일에는 호주 시드니에서 여행중인 자녀를 납치했으니 돈을 입금하라는 협박전화가 있었다.

같은 날 싱가포르에서 여행 중인 자녀가 우는 듯한 소리를 전화로 들려주며 2만 달러를 요구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또 이날 프랑스로 여행간 자녀가 인질로 잡혀 흉기에 머리를 찔렸다면서 2만 달러를 입금하라는 협박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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