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테크기업 돈으로 노숙자 돕는다고?

2018-10-24 (수) 12:00:00 안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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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발의안 C’ 기업인들 찬반 갈려

11월 중간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샌프란시스코에서 노숙자 지원사업을 위해 테크기업들로부터 세금을 징수하도록 하는 발의안에 기업인들의 찬반이 갈리고 있다.

SF시 발의안(Proposition) C는 총수입 5천만달러 이상의 기업에 대해 0.5% 총수입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발의안이 통과될 시 세금 수입은 신규 주택 건축과 노숙자 시설, 정신건강 프로그램 지원 등에 사용되며 SF 시정 사상 최대 규모 세금 증액이 될 전망이다.

발의안에 반대하는 이들은 지난 10년 간 SF시에서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이 3배 증가했으나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더욱 심화돼 왔다고 주장한다. 런던 브리드 SF 시장, 스캇 위너 가주 상원의원 등 유력 정치인들이 이 발의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발의안이 통과되면 직격으로 ‘세금 폭탄’을 맞게 될 기업들은 더욱 강력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위터’와 ‘스퀘어’의 공동창립자이자 CEO인 잭 도르시는 트윗을 통해 이 발의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스퀘어 같은 ‘핀테크’ 기업은 규모가 4배 이상 큰 세일즈포스보다 두 배 가량 세금을 많이 내게 될 수 있다”며 발의안의 내용이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비자, 마스터카드 등 카드사에 납부하는 수수료가 본사 총수입에 포함되는 기업의 특성상 실제 수입 규모에 비해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된다는 주장이다.

‘스트라이프’의 최고경영자 패트릭 컬리슨 역시 노숙자 문제가 “돈으로 해결될 문제였다면 진즉 해결됐어야 한다”며 발의안 비판에 가세했다.

반면 세일즈포스 CEO 마크 베니오프는 발의안 C 통과를 위해 자비로 2백만달러를 기부하고 21일 차이나타운에서 직접 캠페인에 나서는 등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또 발의안과 관련해 잭 도르시와 트위터 상에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발의안 C 통과로 인한 연간 추가 세수 규모는 3억달러 가량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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