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한국에 들렀더니, 중국판 빌 게이츠로 불리는 마윈의 은퇴에 대해 정권의 압력에 의한 강제퇴출이라는 얘기가 떠돌았다. 나는 마윈의 인터뷰를 예전부터 여러 차례 보았었고 그는 종종 빌 게이츠처럼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자선과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언급했었다. 그때마다 나는 돈과 금을 유달리 드러내고 좋아하는 중국인, 한국에서 나고 자라며 듣던 “뗏놈”이라고 지칭되던 중국인에 대한 선입관에 설마 실제로 실행할까 갸우뚱했다.
그는 지난 9월 7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회장직을 후계자인 장에게 물려주고 일 년간 원만한 전환을 지켜본 후 2019년 9월 10일 은퇴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9월 10일은 그의 생일이고 알리바바가 1999년에 설립되었으니 20주년이 되는 해인 것이다. 십 년 전부터 은퇴를 준비해왔다는 그. 그는 종종 인터뷰에서 1999년 알리바바를 처음 설립했을 때 가졌던 꿈을 얘기하곤 했다. “우리의 목표는 소상인과 소비자를 위한 전자소매상을 만들어 중국과 세계가 자랑스러워할, 삼세기를 이어갈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다. 삼세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건전한 지배구조, 철학과 문화, 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해야 하며, 어떤 기업도 창업자에만 의존할 수 없다.”
그가 그의 제자를 포함한 17명과 그의 아파트에서 시작한 알리바바는 정말이지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회사가 되었다. 그가 후계자양성에도 그런 인터뷰스킬을 포함시켰는지 모르겠으나, 작년 봄 IMF-세계은행 연례총회 땐 알리바바의 자회사 알리페이로 시작해 앤트파이낸셜 Ant Financial로 불리는 금융 자회사의 재무총괄 책임자가 와서 간담회를 했다.
개미 금융이라 이름 지은 것이 우연이 아니라, 기존의 금융기관은 돈이 많은 고객에 중점을 두는 사업을 하지만 자신들은 개미군단이라 불리는 약자를 위한 금융을 한다는 그의 말이 인상 깊게 남아있다. 슬프게도 나는 아직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나눈 어느 한국의 대기업 인도 만나보지 못했다. 불명예스러운 스캔들이나 부정부패와 연루되어 구속수감되는 기사들 외엔 한국 기업에 대한 뉴스를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에 한국에 방문한 동안도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재판 결정에 대한 뉴스가 계속 이어졌다.
한국에선 가짜뉴스를 노랑 뉴스라 했다. 마윈에 대한 한국인의 노랑 뉴스는 참으로 슬프게 했다. 마윈의 은퇴 소식을 듣고 알리바바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았을 때 중국의 소상인들을 위해 정말 잘 디자인되었다는 감명을 받았고 그가 말한 대로 실천해가는 사람임을 확신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런 노랑 뉴스를 전하는 이가 교육받지 못한 이가 아니라 미국에서 MBA까지 마친 어느 대기업의 중책을 맡고 있는 자였고 한국의 정통 있는 언론도 그런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2014년에 이미 마윈은 재단을 세워 중국 지방의 교육을 개선하는 일을 시작했고, 알리바바 내에서 그는 “마 선생님”으로 불린다. 자신이 빌 게이츠보다 더 부자가 될 순 없을지라도 58세에 은퇴한 게이츠보다 더 이른 나이에 은퇴할 순 있다고 했던 그가 가난한 자가 가난한 이유에 대해 했던 말이 떠오른다. “가난한 자들은 그에게 무언가를 공짜로 주면 분명히 무슨 속셈이 있을 거라 하고, 그들에게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해보라 권하면 경험이 없다 하고, 기존의 사업을 해보라 하면 경쟁이 너무 세다 하고....”
노랑 뉴스를 양산해 내는 한국인은 자신이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변명을 찾는, 마윈이 지적한 가난한 이와 같지 않은가. 우리가 이루지 못한 일을 이웃이 해냈다고 그 업적을 왜곡할 것이 아니라 일어나는 모든 현상 중에 배워야 할 것은 바르게 배워 실천해 이루어나가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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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정 워싱턴 문인회 맥클린,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