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PG&E, 화재위험으로 고의 단전 실시

2018-10-16 (화) 12:00:00 안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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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파,소노마등 13개 카운티 12만 가구

PG&E, 화재위험으로 고의 단전 실시

지난해 10월 산타로사에서 산불 피해를 입은 주거지역에서 PG&E가 잔해 정리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AP]

PG&E가 지난 주말 북가주 13여 개 카운티 12만가구에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지난해부터 대형산불이 잇달아 일어난 이 지역에 강풍이 불면서 산불 발화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전력회사들은 끊어진 전깃줄과 파손된 전신주에서 일어나는 스파크로 인해 산불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PG&E는 현재 산불 피해와 관련해 여러 건의 소송에 연루돼 있는데 지난 6월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북가주에서 일어난 12건의 산불에 전력회사의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미 중서부에서 자주 발화하는 대형 산불의 원인으로는 전기 스파크 외에도 버려진 차량의 화재, 차량이나 농기계에서 튄 스파크, 주민의 실화 등 여러 요인이 꼽힌다. 최근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는 주민 방화로 인해 큰 산불이 나기도 했다.

14일 국립기상청은 강한 바람과 낮은 습도, 평년 이상의 기온이 나타난 노스베이와 이스트베이 힐 지역에 화재경보(red flag warnings)를 발령했다. 이에 13일 밤 PG&E는 산불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전력공급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15일 오전 11시 기준 나파카운티와 새크라멘토 동쪽 시에라네바다 언덕지대를 중심으로 소노마, 레이크, 플레이서, 네바다, 뷰트, 유바 등 13개 카운티에서 전력 차단이 이뤄졌으며 기상 상황에 따라 16일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총 87,000명 이상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PG&E 직원들은 단전 지역 가구를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산불 경보로 인해 불가피하게 전기를 공급할 수 없게 됐다고 알렸다.

전날 저녁부터 전기가 끊긴 지역에서는 15일 학교 수업을 취소했다.

PG&E 부사장 팻 호건은 현지 방송에 "최대한 짧은 시간 단전을 하도록 조처하고 있다. 단전은 위험한 날씨에 대비해 우리가 처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북가주 일대에서 발생한 170여 건의 산불로 44명이 숨지고 24만5,000에이커 이상이 불탔으며 가옥 1만여채가 소실됐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북가주에서 일어난 산불은 모두 170건에 이른다.

<안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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