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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소다로 병을 고친다?

2018-09-18 (화) 조동혁 / 내과·신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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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소다로 병을 고친다?

조동혁 / 내과·신장내과 전문의

얼마전 베이킹 소다로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한다는 이야기가 매스컴에 퍼졌고, 많은 분들이 관심이 가지고 필자의 유튜브 채널, 카카오톡뿐만 아니라 병원에서도 이에 대한 질문이 있어서 토론을 해보려 한다. 베이킹 소다는 필자가 신장내과 전문의로서 많은 신장 환자들에게 sodium bicarbonate (준말: NaHCO3)라는 약품명으로 처방을 하고 있다. 또한 그 약의 필요여부, 또는 용량의 조절을 하기 위해 만성신부전 환자들에서 3~4개월마다 혈액검사를 하는 검사에도 포함되어 있다. 신장내과에서는 벌써 10년 넘게 아는 사실이고 필자가 신부전 환자의 많은 치료 중에 표준적으로 포함하는 치료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신장은 몸의 산성/염기성을 조절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만성신부전으로 인해 신장의 기능이 저하되면 신장을 통해 산의 배출이 저하되어 혈액이 산성으로 바뀌게 된다. 그렇게 산성이 된 혈액은 더욱 많은 염증반응을 일으키며, 결국 혈관의 동맥경화증을 급속도로 악화시켜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신장내과 전문의는 예전부터 NaHCO3 약을 처방하여 혈관 건강과 신장의 건강을 도모했다.

그런데 이번 5월에 베이킹소다 이야기가 매스컴에 뜬 이유는 조지아주의 오거스타 대학의 신장 생리학 연구팀이 이 베이킹소다의 성분명인 NaHCO3가 비장에서 항 염증반응을 일으키며 그 기전에 대한 가설을 미국 면역학 학회지에 발표하면서 발단이 되었다. 우리의 신체에서 백혈구의 반응을 조절하는 비장에서 NaHCO3는 대식세포를 휴면기로 잠재우며 백혈구를 조절하는 FoxP3를 증가시켰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는 IL-2라는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cytokines를 감소시키고, 결국 백혈구의 염증반응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기전이다. 따라서 면역세포인 백혈구의 과민반응이 있는 병들인 알러지, 루프스, 류마티스관절염등에 좋을 것이라는 가설이 성립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베이킹소다의 성분이 좋다고 건강한 사람들이 오늘 바로 마켓에 가서 베이킹소다를 마구 섭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만약 베이킹소다가 FoxP3를 증가시켜 백혈구를 줄였다는 가설이 맞다면 자가면역질환에는 도움이 되지만 그 작용 자체가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베이킹소다가 암을 일으킨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한 가지 작용은 다른 하나의 문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자연의 이치는 뭐든 과하면 탈이 나게 되어 있다. 어떤 효과든 자신에게 맞으면 명약이 될 수 있지만 필요없는 사람이 복용하면 오히려 독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의사와 상담을 하는것이 중요하다.

지난 10년 이상을 베이킹소다의 성분인 NaHCO3를 유일하게 처방하는 몇 안되는 한인타운의 의사로서 왜 필자가 무작위로 모든 환자들에게 주지않고 꼭 피검사를 하고 특정 환자에게만 주었겠는가?

베이킹소다에 대한 좀더 자세한 무료 강의를 듣고 싶다면 유튜브에서 “조동혁내과”로 검색하면 시청할 수 있다.

문의 (213)674-8282

<조동혁 / 내과·신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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