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뻔한 질문으론 유능한 에이전트 만나기 힘들다

2018-09-06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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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전트, 부동산 지식과 경험으로 고객 안심시키고

▶ 구매자가 원하는 조건을 미리 파악하고 발품팔아야


‘올해 집 몇 채나 파셨나요?’, ‘전문 지역이 어딘가요?’ 부동산 에이전트를 선정할 때 에이전트의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흔히 묻는 질문이다. 유능한 에이전트를 선정하면 주택 매매도 성공적으로 도울 것이란 기대가 많다. 하지만 유능한 에이전트가 반드시 좋은 에이전트는 아니다. 에이전트의 경험이 풍부하고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자신과 맞지 않는 에이전트는 무용지물이다. 자신에게 적합한 에이전트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질문으로 던져야 한다. 다음은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터 닷컴’이 조언하는 적합한 에이전트를 고르기 위한 질문법이다.

■ 제일 힘든 고객은 누구였고 어떻게 대처했나?

부동산 중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에이전트라면 기억에 남을 만큼 힘들게 한 고객 한 명쯤은 가지고 있다. 만약 힘든 고객이 한 명도 없었다고 대답하는 에이전트는 경험이 많지 않은 에이전트 쪽에 가깝다. 힘들었던 경험을 묻는 진짜 이유는 에이전트의 대처 방식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서다.


부동산 중개를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그러다 보면 고객도 본의 아니게 ‘진상 고객’처럼 에이전트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힘들게 한 고객과의 결말이 좋지 않게 끝났다고 대답하는 에이전트는 솔직함은 갖추고 있을지 몰라도 에이전트가 갖춰야 할 중요한 자질 중 하나인 인내심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성격을 가진 고객이라도 인내심을 앞세워 차분히 부동산 거래를 이끌 수 있는 에이전트가 유능한 에이전트다. 특히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고객은 경험 부족으로 매번 불안해하며 예민한 반응을 보일 때가 많다. 이럴 때 에이전트가 부동산 지식과 경험을 활용, 고객을 차분하게 안심시킬 수 있어야 한다.

■ 당신 집이라면 어느 지역에 구입하겠나?

경험이 풍부한 에이전트라면 지역 속 사정에 훤하다. 앞으로 전망이 밝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을 정확히 구분해 낼 수 있는 에이전트라야 유능한 에이전트라고 할 수 있다. 향후 부동산 전망이 나쁜 지역에 자신의 집을 구입하려는 에이전트는 없다. 에이전트가 구입지로 선호하는 지역은 일단 전망이 밝은 지역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에이전트가 자신의 구입지로 선정한 지역이 고객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에이전트의 라이프 스타일과 관심사가 다르면 고객의 성향과 정반대인 엉뚱한 지역이 추천되기 쉽다. 어린 자녀를 둔 에이전트라면 학군이 우수하고 공원 시설이 잘 갖춰진 지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에이전트가 야외 활동을 즐기는 성향인 경우 등산로나 운동 시설 등이 많은 지역을 이야기하기 쉽다.

따라서 에이전트가 선호하는 주택 구입 지역을 묻기 전 에이전트의 라이프 스타일부터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이전트에게 선호 지역을 직접 묻는 것이 껄끄럽다면 ‘내가 당신의 가족이나 친구라면 어느 지역을 추천하겠나’라고 넌지시 물어볼 수도 있다.

■ 나에게 적합한 매물을 어떻게 선정할 건가?


고객을 위해 발품을 파는 에이전트가 진정으로 유능한 에이전트다. 집을 구입하려면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바쁜 일상생활 중 집을 보러 가기 위해 짬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 결국 먼저 집을 보고 간 바이어에게 집이 팔리게 되면 계속 집만 보러 다니는 일만 반복되기 쉽다.

그러기 위해서는 에이전트의 발품을 빌려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매물 조건을 미리 잘 파악한 뒤 새 매물이 나오면 바쁜 고객 대신 먼저 가서 둘러본 뒤 고객에게 추천 여부를 결정해주는 에이전트라야 한다.

새 매물이 나오자마자 방문해서 집안 곳곳의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 고객에게 전달하고 매물의 장점은 물론 단점까지 상세히 설명해줄 수 있다면 고객의 수고와 시간을 덜어주는 부지런한 에이전트다. 반대로 직접 방문 없이 이메일로 매물 목록만 전달하고 보고 싶은 매물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식의 에이전트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에이전트 유형이다.

■ 가격 인상 외에 다른 오퍼 전략은?

주택 구입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는 오퍼를 어떻게 작성하느냐에 따라 주택 구입의 성패가 갈린다. 셀러에게 선택받는 오퍼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방법이 가장 쉽다.

하지만 유능한 에이전트라면 가격을 올리는 것외에도 셀러가 원하는 오퍼 조건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셀러가 가장 원하는 조건을 바이어의 오퍼를 통해 제시하면 굳이 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주택 거래를 최대한 단축시키기를 원하는 셀러에게는 에스크로 기간이 짧게 제시된 오퍼를 제출하면 된다. 반대로 에스크로 마감 뒤에 다른 집을 구할 때까지 거주하기를 희망하는 셀러에게는 재임대 조건을 제시하면 가격 인상 없이 거래를 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 어떻게 고객의 결정을 돕나?

주택 구입의 최종 결정은 고객 당사자의 몫이다. 그러나 주택 구입 경험이 많지 않고서는 엄청난 금액이 오고가는 구입 결정을 쉽게 내리기 힘들다. 이때 고객의 결정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도와줄 수 있는 에이전트의 능력이 필요하다. 거래를 성사시키기에만 급급한 에이전트보다 고객의 입장에서 냉정한 조언을 건네는 에이전트인 지를 살펴야 한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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