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 내과 전문의
몇 달 전, 60대 여성 환자분께서 만성피로, 피부건조증, 근육통 등의 질환을 호소하며 내원하였다.
그 동안 생활패턴도 규칙적으로 바꾸고 수면도 충분히 취하였는데 증세가 호전되지 않았고, 병원에는 영 가기가 싫어서 안 다니다가 원인을 찾고 싶어서 내원하였다고 했다. 진찰시에 갑상선은 외형적으로는 큰 이상이 없어보였고, 결국 피검사 결과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낮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질병이다. 전체 인구로 보면 4~7% 정도가 가지고 있지만, 그 중 증상이 심해져서 내원하는 경우는 7명 중 한명 꼴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10배 가량 흔하게 나타나며,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20%에 가까운 여성들이 갑상선 기능 저하를 경험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원인은 95% 이상이 자가면역증때문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으로도 불리는데, 본인의 면역 시스템이 갑성선 조직을 서서히 파괴하는 것을 의미한다.
남의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65세 이상 여성환자에서 5명 중 한명이라면 적은 숫자는 아니기 때문에, 만성피로, 우울증, 근육통, 피부건조증, 피부 처짐, 변비, 부종(양쪽 다리가 자주 붓는 증상) 등을 경험하고 있다면 다른 검사와 함께 갑상선 기능 검사를 시행하고 그에 알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합당하다. 나머지 5%의 환자에서는 목 부위 방사선에 대한 노출, 약의 부작용, 뇌하수체기능 저하 등등 비교적 흔하지 않은 것들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편, 자가면역으로 인한 갑상선 기능저하는 여타 다른 자가면역 질환들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여러 질환들이 한번에 나타나지 않고 따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한번에 여러 가지를 검사하는 것보다 꾸준히 주기적으로 상담을 받는 경우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갑상선 기능 검사와 더불어 항체검사나 뇌하수체호르몬 검사가 갑상선 호르몬 검사에 항시 포함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항체검사로 원인규명이 가능하고 임신환자등 특정 환자군에서 실용성이 있다. 뇌하수체 호르몬 검사는 여러 증상의 특이성이나 환자분의 병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것 또한 무차별적으로 시행되지는 않는다.
위에서 거론된 60대 여성환자분에 대한 검사와 치료를 예로 들자면, TSH 검사에 기반하여 높은 용량의 호르몬 치료를 바로 시작하기에는 고연령축에 속하셨고, 수치가 10mlU/L 미만이었다. 다만, 이후 검사에서 항체검사가 양성으로 나타났고, 증상을 호소하였기 때문에 낮은 용량의 약으로 부터 치료를 시행하였다.
이같은 시니어 환자분에게는 너무 용량이 높을 경우 몸에 부담으로 작용하여 협심증이나 빈맥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여성 시니어 환자분 중 골다공증이 있는 환자분에게 갑상선 약을 처방해 드릴 때는 골밀도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 용량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겠다.
문의 (213)35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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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