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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수술 전후 조기회복 관리로 합병증 ‘뚝’

2018-08-07 (화)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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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성모병원 대장암수술팀, 수술 2시간 전·4시간 후 탄수화물 음료 마시게 해

▶ 인슐린 저항성·염증반응↓ 면역력 높이고 장운동 촉진

대장암수술 전후 조기회복 관리로 합병증 ‘뚝’

이윤석(가운데) 서울성모병원 교수의 대장암 복강경 수술 과정을 태국 의료진이 참관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 대장암센터 대장암수술팀(대장항문외과)은 복강경·로봇수술 분야에서 명성이 높지만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고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실시하는 독특한 환자관리 프로그램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수술을 아무리 잘 해도 환자의 면역력·영양상태·동반질환 등에 따라 수술결과와 합병증 발생률이 달라진다. 대장암수술팀의 ‘조기회복(ERAS) 프로그램’에는 대장항문외과를 비롯 마취통증의학과, 간호부, 영양실, 약제팀, 의료기사(운동치료사) 등이 참여한다.

눈에 띄는 특징은 환자가 수술 전날 탄수화물 음료와 영양음료를, 당일에는 2시간 전까지 탄수화물 음료를 마시도록 하는 점이다. 단백질·무기질·오메가3 등이 들어 있는 영양음료는 장 청소(관장) 후 균형이 깨진 장내 세균 조성의 정상화를 촉진한다. 탄수화물 음료는 2시간이 지나면 소장에 흡수되기 때문에 수술에 지장이 없고 수술 후 합병증과 인슐린 저항성을 줄여준다. 수술로 인한 감염반응을 약화시켜 빠른 회복도 돕는다.

전신마취를 하기 전에 경막외마취를 해 적극적으로 통증을 조절, 환자의 장 운동을 저하시키는 마약성 진통제 사용을 줄이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수술 중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수술 후 4시간이 지나면 탄수화물 음료와 물을 마시고 다음날 점심부터 죽을 먹도록 한다. 장 운동을 촉진하고 방귀가 나오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합병증을 줄여 환자의 컨디션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수술 전 쫄쫄 굶기고 수술 후 방귀가 나올 때까지 물도 마시지 못하게 하는 병원들과 큰 차이가 있다.

수술 다음날부터 보호자와 15분 이상 걷기, 30분 이상 침대밖 활동하기, 하루 3회 껌 씹기 실천 여부도 꼼꼼하게 체크한다. 수술 후 빨리 활동하는 게 혈액순환과 장 운동을 촉진하고 합병증 감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조기회복 프로그램은 당초 예상했던 조기퇴원과 합병증 감소는 물론 수술 후 염증반응을 줄이고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도 거뒀다. 최근에는 수술 전 체성분(체조성)을 분석해 근육·지방·수분 상태를 파악, 임상에 반영하고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수술 전 영양·운동 등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사전재활’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또한 대장암센터는 대장항문외과, 종양내과, 소화기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의 협진을 통해 글로벌 기준에 맞는 맞춤형 진료를 제공한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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