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에 들어있는 비향정신성(non-psychoactive) 성분인 칸나비디올(CBD: cannabidiol)이 췌장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영국 퀸 메리 대학 약학대학의 마르코 팔라스카 교수 연구팀이 췌장암 모델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칸나비디올이 생존 기간을 크게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30일 보도했다.
췌장암 치료에 쓰이는 표준 항암제 젬시타빈(gemcitabine)과 칸나비디올을 췌장암 쥐에 병행 투여한 결과 항암제만 투여한 쥐들에 비해 생존 기간이 거의 3배 늘어났다고 팔라스카 교수는 밝혔다.
이는 매우 괄목할만한 결과로 만약 이러한 효과가 임상시험에서 확인된다면 칸나비디올을 당장 췌장암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칸나비디올은 이미 임상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된 물질인 만큼 새로운 약을 만들어 승인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마에 두 번째로 많이 들어있는 성분인 칸나비디올은 주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과는 달리 황홀감(euphoria)을 유발하는 향정신성 효과가 거의 없어 대부분 의료 목적으로 사용된다. 대마를 마약류로 분류하는 핵심 성분은 THC이다.
칸나비디올은 더욱이 오심, 구토, 설사 등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췌장암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팔라스카 교수는 말했다.
췌장암은 지난 40년 동안 생존 기간이 거의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치료 선택이 거의 없는 데다 대부분 완화치료(palliative care)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췌장암의 현재 5년 생존율은 7%를 넘지 못하고 있어 새로운 치료법과 치료전략이 시급하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종양 유전자'(Oncoge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