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치카치카 이, “빠질 치아인데…” 생각하다간, 치근 염증에 영구치까지 변형
▶ 올바른 이닦기 습관 들여야
김미선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치과 교수가 한 어린이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제공=강동경희대병원>
●유치원·초등학교 입학 앞둔 자녀 치아 관리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거나 학년이 올라가는 어린 자녀를 위해 빠뜨리지 않고 챙겨야 할 게 치아 건강이다. 소아 시기의 젖니(유치)는 영구치에 비해 충치에 취약하다. 충치 진행 속도도 굉장히 빨라서 한 달가량만 관리가 소홀해도 금방 썩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양치질을 싫어하거나 서투르며 달고 이·잇몸 사이에 잘 달라붙는 과자·사탕·캐러멜·탄산음료 등을 좋아하는 것도 위험요인이다.
따라서 식사 뒤 이를 닦는 습관을 들이고 올바른 칫솔질을 가르쳐야 한다.
식사 및 간식 후 3분 안에 3분 이상 닦고 어린이라도 치실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혼자서 능숙하게 칫솔질 등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부모가 함께 실천해야 한다. 간식은 신선한 과일·야채 등 섬유소와 단백질이 풍부한 게 좋다. 3~6개월마다 치과에서 불소를 도포하고 씹는 면이 울퉁불퉁한 어금니 등은 실란트로 치아 홈을 메워주면 충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젖니 위치나 모양이 잘못됐더라도 ‘새 이가 나면 괜찮겠지’, 충치가 생겨도 ‘빠질 젖니인데 치료받을 필요가 있겠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부모들이 간혹 있다.
그러나 젖니에 생긴 충치를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염증이 치아뿌리(치근)까지 진행돼 주위 뼈가 녹고 잇몸에 고름 주머니가 생기며 이가 아파 음식물 섭취에 지장을 받게 된다. 염증이 젖니 아래에 있는 영구치의 싹으로 이환돼 영구치의 모양이나 형태가 변형되고 뻐드렁니·주걱턱·덧니 등 부정교합이 생기기 쉽다. 충치 부위만큼 치아 크기가 줄어 영구치가 나오는 자리가 부족해지고 교정치료가 필요해질 수도 있다. 염증이 뼛속에서 퍼져 얼굴이 붓고 전신적인 염증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만 6세 무렵은 앞니 쪽부터 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기 시작한다. 영구치가 자리 잡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정기검사를 받는 게 좋다. 치열 전체가 나오는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보면 충치나 턱뼈에 병적인 문제가 있는지, 젖니 아래의 영구치 개수가 정상인지 과잉인지 부족한지 확인할 수 있다. 정상보다 많으면 조기에 빼주는 게 영구치가 정상적으로 나오는 데 도움이 된다.
김광철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치과 교수는 “유치가 흔들릴 나이가 됐는데도 안 흔들리고 후속 영구치도 나올 기미가 없으면 치과를 찾아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 앞니 4개를 제외한 영구치들은 젖니가 많이 흔들리지 않는데도 나올 때가 많다. 영구치가 비뚤게 나온다면 치과에 가서 젖니를 빨리 뽑아줘야 정상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위 앞니는 처음 나오기 시작할 때는 벌어져서 나오는 것이 정상이고 옆 치아가 나오면서 조금씩 밀어주며 서로 자리를 잡아간다. 다만 벌어진 정도가 너무 심하면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앞니 영구치는 젖니보다 크므로 앞니가 전부 올라올 때면 자리가 모자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치아관리를 잘하면 모든 영구치가 올라올 즈음에는 모자라는 공간이 해소된다.
젖니가 너무 많이 썩었거나 외상(外傷)으로 미리 뽑았다면 옆에 있는 이가 빈 공간으로 쓰러지거나 밀려와 영구치가 나올 자리가 없어지기 쉽다. 덧니가 생기는 등 부정교합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김영림 강남차병원 치과 교수는 “이럴 땐 공간유지장치를 끼워 영구치가 나올 자리를 확보하는 게 나중에 쓰러진 치아들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교정치료를 하는 것보다 덜 힘들다”며 “치열이나 턱이 바르지 못하면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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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