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 내과 전문의
며칠 전 50대 남성 환자가 내원하였다. 평소 골프를 즐기고 운동도 하면서 큰 문제는 없었는데 고민거리가 생겼다고 한다. 몇 년 전부터 서서히 와이프와의 관계빈도가 줄었는데, 요새는 특히 마음만큼 확실하게 발기가 되지 않아서 관계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주치의로서 이런 경우를 자주 접한다.
심리적 불안감이 원인으로 작용하여 성기능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를 ‘심인성’이라고 하며, 동맥이나 정맥의 문제를 ‘기질적’이라고 분류한다. 생물학적으로 보아 정상적인 발기를 위해서는 음경해면체(발기시 혈액을 흡수하는 조직) 내부의 동맥으로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하며, 산화질소의 생성 또한 활발해야 한다. 둘 중 하나라도 문제가 있다면 발기부전 증상이 나타난다.
기질적 발기부전 증상이 40대 이상의 남성에게서 나타난다면 심혈관계 전체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경고음으로 볼 수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40대 이상 남성 10명중 4명이 발기부전을 경험한다고 보고되기도 한다. 이 중 심리적 불안요인이 원인인 경우도 있고 혈액순환이 문제인 경우도 있으며, 복합적인 경우도 있다.
음경으로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다면 과연 심장이나 뇌로 향하는 동맥은 안전한가? 라는 질문이 이 문제의 핵심이다. 심장동맥 질환이 진행되어 증상이 나타나는 것보다 2~5년 먼저 발현할 수 있는 것이 발기부전이기 때문에, 발기부전을 호소하는 중년 남성에게서 향후 심혈관계 질환이 있을 것이라 예측해보는 것 또한 통계적으로 타당하다.
뇌혈관이나 심혈관질환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그에 맞는 예방치료 또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발기부전을 경험한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말초신경병증, 뇌졸중, 사망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집계되기 때문이다. 한편, 발기부전 환자가 현재 항우울제, 이뇨제, 교감신경차단제, 항진균제, 항히스타민제 등등의 약물을 복용중이라면 주치의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단일 질환인 심근경색을 예로 들자면, 성기능 장애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대표질환이다. 심근경색을 한번 경험한다면, 그 기억은 살면서 잊기 힘든 것이 된다. 그것은 깊은 심리적인 상처로 남으며, 가슴통증과 숨가쁨이 갑자기 덮쳐올 것만 같고, 약간의 증상만 나타나도 불안해진다. 그 때문에 성기능 장애에 취약해지고 쉽게 우울해지며, 재활에 대한 의지를 꺾어버린다. 그럴수록 몸이 제대로 기능할 수 없고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된다.
지난 2012년 5월 비아그라(Viagra)의 특허(patent) 만료와 2015년 9월 시알리스(Cialis)의 특허 만료를 거치면서 저렴한 발기부전 치료제의 옵션은 다양해졌다. 레비트라(Levitra) 또한 2018년 10월 특허가 풀릴 예정이기 때문에, 또 한번 제네릭 시장이 들썩거릴 것이다.
심혈관계 질환과 발기부전의 상관관계를 생각했을 때, 과연 내가 하고 있는 치료가 적절한지 또는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환자를 볼 때, 그를 치료할 질병으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인생으로 봐야 한다고 배워간다. 성기능 장애로 고생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주치의와의 상담을 권해드린다.
문의 (213)35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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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