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구입 능력 지수의 허와 실

2018-04-26 (목)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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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구입 능력 지수의 허와 실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주택구입 능력 지수의 허와 실

올 들어 주택가격이 매달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상대적으로 주택구입 능력 지수는 떨어지고 있다.

먼저 주택구입 능력 지수란 무엇인가? 예를 들어 LA 중간 주택가격이 50만달러라고 가정했을때 이 지역 중간소득자가 50만달러짜리 집을 구입하려면 얼마의 연간 수입이 있어야하는 지 계산한 후 이 지역에서 몇 %의 소득자가 중간가격대의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지를 100% 기준으로 수치로 표시한 것이다. 중간 주택가격이 50만달러일 때 필요한 연 인컴이 연 6만달러라고 한다면 중간주택가격이 60만달러로 뛰었을 때는 당연히 인컴도 상승해야 하는데 이렇지 못할 때 주택능력 구입 지수는 계속 하락하게 된다.

지난 몇 년간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미국 전역의 대부분의 도심지역에서는 주택구입능력지수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미 서부 해안과 동부지역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참고로 주택구입 능력 지수는 100이 기준이며 중간주택과 그 지역 중간소득치가 정확히 일치하게 되면 아주 이상적인 완전 시장인 주택구입능력지수 100이 된다.


즉, 이 지역의 중간소득자 모두가 중간가격의 주택을 100% 구입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하지만 수치가 100 미만으로 내려가게 되면 중간가격대의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숫자는 점차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부동산협회의 2017년 말 주택구입 능력 지수 발표 결과를 보면 2017년 말 현재 LA 카운티의 주택구입 능력 지수는 25 정도이며 중간 주택가격은 약 55만달러에 연소득이 11만2,000달러가 넘어야만 이 정도 주택구입이 가능하게 된다.

OC의 경우 주택구입 능력 지수가 21이며 중간 주택가격은 약 78만5,000달러에 연소득 15만8,000달러가 되어야 간신히 중간가격대의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SF의 경우는 거의 주택구입이 불가능한 지수인 12이며 중간주택가격은 약 150만달러에 연 인컴 30만3,000달러가 되어야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최근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하나 발표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의 주택구입 능력 지수가 만들어진지 너무 오래 되어서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정확하지 않은 조사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미국 주요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지난 1980년부터 2016년까지 각 지역의 주택구입능력를 조사한 결과 약 100개 지역 이상에서 실제로 주택구입능력이 1980년대에 비해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1980년부터 2016년까지 소득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여 27%증가한 반면 주택가격은 반대로 62% 상승했다.


단순 수치만을 따진다면 주택가격 상승율이 임금 상승율을 약 2.5배 이상 초월한 것으로 보이지만 서브프라임 이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저이자율을 감안한다면 주택구입능력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는 것이 이 연구결과가 내린 결론이다.

우리는 가끔 이러한 생각을 해본다. 현재 100만달러가 20~30년 후에는 얼마나 값어치가 있을까? 혹은 미국 이민을 많이 오던 80년대 초를 돌아보면서 그 당시 100만달러라는 가치가 지금으로 환산한다면 얼마나 값어치가 있는 것일까?

주택구입지수도 바로 이러한 발상에서 다시 살펴보아야 할 것 같다. 최근 이자율이 조금 오르기는 했지만 아직도 5% 미만이어서 아직도 우리는 저금리의 혜택을 누리는 세대에 살고 있다. 80년대 초에는 주택이자율이 17~18%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과연 지금의 집값이 비싸다고 할 수 있을까?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 문의 (714)726-2828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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