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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섭취ㆍ외식ㆍ스마트폰 사용 많으면 성조숙증 유발↑

2018-03-27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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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우진 김포대 교수, 연구 발표

고기를 많이 먹고, 외식을 자주 하고, TV를 너무 보고,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어린이가 성조숙증에 더 많이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문우진 김포대 보건행정과 겸임교수와 권호장 단국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황만기 서초 아이누리한의원 대표원장 연구팀이 이런 연구결과를 국내등재학술지(KCI)인 ‘한국산학기술학회지’ 2018년 2월호에 ‘성조숙증 여아와 정상 발달 여아의 심리사회적 행동특성 비교’라는 제목으로 게재했다.

연구팀은 2016년 6월~2017년 2월 어린이 전문 H한의원과 S한의원에 성조숙증으로 내원한 환자군 여아 104명과 대조군 A그룹 104명, 지방 군 단위 소재 초등학교 여아의 대조군 B그룹 104명 등 모두 312명을 비교한 결과에서다.


분석에는 t-test와 x²test, ANOVA와 이항로지스틱(Multinomial logistic) 회귀분석을 시행했다.

고기 섭취와 관련, 고기를 매일 먹는 성조숙증 환자군은 31.9%인 반면 대조군 A그룹은 18.8%, 대조군B그룹은 5.8%에 불과했다. 성조숙증 환자가 일반인보다 최고 26.1%포인트가량 더 먹었다.

외식 횟수와 관련, 월평균 5회 이상 집밖에서 식사한 비율이 성조숙증 환자군은 44%였는데, 대조군은 17.4%에 그쳤다.

문 교수는 “이 같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외식빈도와 고기 섭취가 모두 영향이 미미해 실제 일상생활에서는 상당기간 동일한 식습관을 유지해야 그 영향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TV시청은 성조숙증 환자군은 하루 평균 2.11시간이었는데 대조군 A그룹 평균 1.65시간, 대조군 B그룹 평균 1.43시간으로 환자군이 대조군과 큰 차이를 보였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성조숙증 환자군은 하루 평균 1.76시간이었고, 대조군 A그룹은 1.43시간, 대조군 B그룹은 0.63시간이었다.

외식은 과체중을 조장하고, 호르몬을 교란해 2차 성징과 성 성숙을 유발하는 원인이므로 가능한 한 외식을 줄이고 환경호르몬, 화학첨가물을 배제하는 건강한 식단을 자녀에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다 TV 시청과 스마트폰 사용은 신체활동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밤늦도록 잠들지 않으면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 성조숙증을 일으킬 수 있다. TV와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도 몸 속 멜라토닌 분비를 줄여 성조숙증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있다.

성조숙증은 여아에서 8세 이전에 가슴발달이 생기거나 10세 이전에 초경을 하고, 남아의 경우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것이다. 성조숙증은 1만명 당 1~2명 정도가 생기는데 최근 발생 빈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6년 6,400명이었던 성조숙증 환자가 2016년 8만6,300명이었다. 관련 진료비는 2006년 23억원에서 2016년 435억원으로 18.9배 증가했다.

문 교수는 “성조숙증을 예방하려면 가정에서 균형 잡힌 식습관과 일상생활, 스트레스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급증하는 여아의 성조숙증에 대해 부모와 학교 나아가 사회적 관심이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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