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 인터뷰/ 뉴욕 필하모닉 미셸 김 부악장
내달 한국 순회 연주에 나서는 바이올리니스트 미셸 김 뉴욕 필 부악장.<사진=KT Kim,의상협찬=The Hanbok NY>
내달 22일 제주부터 시작 4개 도시 순회
장애인 앙상블 단체‘ 프리즘 앙상블’ 과 공연도 계획
더블스탑재단 통해 꿈나무 육성 등으로 바쁜나날
올해로 창단 17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관현악단 ‘뉴욕 필하모닉’(이하 뉴욕 필)의 부악장을 17년째 맡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미셸 김(한국명 김미경).
세계적 명성의 오케스트라 부악장 뿐 아니라 실내악 연주자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후학양성에 힘쓰는 음대교수와 클래식 음악 영재를 발굴, 지원하는 더블스탑 재단 대표이자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1인 다역을 소화해내고 있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많아 삶 자체가 도전의 연속이다.
11살 때 미국으로 이민와 뒤늦게 바이올린을 시작, 지금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뉴욕 필의 부악장으로서 안정되고 성공적인 연주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관객들에게 ‘바이올리니스트 미셸 김’을 각인시키고자 솔로이스트(soloist, 독주 연주자)의 길을 병행하고 있다.
내달 솔로이스트로서 생애 첫 한국 순회 연주회를 갖는 미셸 김 부악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내달 제주와 청주, 수원, 강릉으로 이어지는 협연 일정이 잡혀 있는데 뉴욕 필 단원이 아닌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한국에서 갖는 첫 순회 연주에 대한 소감은
▲ 뉴욕 필의 부악장으로서 한국을 비롯 세계무대에 서왔지만 솔로 연주자로 고국 무대에 서니 긴장된다. 한국 관객들에게 뉴욕 필은 유명하지만 바이올리니스트 미셸 김은 글쎄... 이번 순회 연주회가 한국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 연주일정과 연주곡은
▲ 오는 3월22일 제주교향악단(제주아트센터)과 3월23일 충북도립교향악단(청주아트홀), 3월29일 수원시립교향악단(수원SK아트리움), 3월30일 강릉시립교향악단(강릉아트센터)과 협연하고 연주곡은 제주교향악단과 프로코피에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을 연주한 뒤 나머지 3개 교향악단과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4개 교향악단과의 협연 외에도 하우스 콘서트와 매스터클래스, 장애인 앙상블 단체인 프리즘 앙상블과의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프리즘 앙상블 연주회는 뜻있는 공연이라 바이올리니스트 오주영씨와 최한나씨, 객원 단원인 바이올리니스트 유정선씨 등 뉴욕 필 동료 단원들도 함께 한다.
- 프리즘 앙상블과의 인연은
▲ 이곳에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조카가 지적 장애인이라 인연이 됐다.
프리즘 앙상블은 다운 증후군과 지적 장애인으로 구성된 앙상블 단체로 후원이 절실한 단체이다.
한국의 지적 장애인의 예술분야를 알리고, 인식의 개선을 위해 창단된 단체이다.
그러나 같은 장애인 단체인 시각장애인 단체에 비해 사회적 인식 때문인지 프리즘 앙상블에 대한 관심과 후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모국 방문을 기회로 이들을 돕고자 장애인 연주자들과 함께 무대에 서기로 했다.
-어떻게 뉴욕 필 단원이 됐나
▲ 4~5개 오케스트라의 객원 연주자로 활동하는 연주자의 길이 지칠 무렵, 안정적인 삶이 필요해 결혼 직전인 2001년 뉴욕 필 부악장 오디션을 봤다. 운이 좋게도 뽑혀 지금까지 뉴욕 필 부악장으로 있다.
- 꿈나무 연주자들에 명기를 무료 대여해주는 음악단체 ‘더블스탑’을 설립한 배경은
▲ LA에서 바이올린 음악도로 성장할 당시 악기를 잃어버렸는데 우연히 유명 재단에서 바이올린을 빌려 사용했다. 악기를 돌려줘야 했을 때 아쉬움에 악기가 없는 아이들을 위해 재단을 만들 결심을 하게 됐다. 16~30세 음악도들에게 무상으로 바이올린과 첼로를 대여해 주고 있다. 꿈나무 음악도들을 돕기 위해 재단에서 5명정도가 무보수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초리랑 린 등 함께 교류해온 유명 연주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악기를 재단에 맡기기도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 나이가 드니 연주외 관심분야가 많아졌다. 이것저것 배우고 싶고 즐겁게 바쁜 나날을 보내고자 한다. 이 와중에도 특히 더블스탑재단을 통해 보다 많은 영재들이 좋은 악기를 연주할 수 있도록 그 길을 더욱 열어주고 싶다.
■ 미셸 김은 누구인가
2001년부터 뉴욕 필의 부악장을 맡고 있는 그녀는 서울에서 태어나 1984년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남캘리포니아대학(USC) 손튼 음대 출신으로 로버트 리세트의 제자이며 스타링재단 장학금을 받았다.
지난 2008년 2월 뉴욕 필과 함께 평양공연을 하면서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솔로이스트로서 뉴욕 필, LA 필하모닉, 뉴저지 심포니, 퍼시픽 심포니 등 유수 오케스트라와 연주했다.
초리앙 린, 핀커스 주커만, 랑랑, 장 이브 티보데, 개리 호프만, 이펌 브론프만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호흡을 맞췄고 산타페, 라호야, 챔버 뮤직 페스티발 등 유명 여름음악 축제무대에 섰다.
남캘리포니아대학(USC) 손튼 음대와 콜번 예술학교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뉴욕 메네스 음대 교수로 있다.
2010년에는 어린 음악도에게 맞는 명품 바이올린과 첼로를 무료로 대여해주는 음악재단 ‘더블스탑’을 설립했다. 남편 최승혁씨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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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