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목회자는 ‘떠나는 교인’ 에 지나친 감정소모 말라

2018-02-07 (수)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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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 - 선교사 파송으로 생각, 출석중단 - 지속 동기부여 필요

▶ 교회이동 - 원인파악 발전 도모

목회자는 ‘떠나는 교인’ 에 지나친 감정소모 말라

목회자의 제자훈련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교인들. 건강한 교회는 제자도와 청지기 영성에 집중한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를 따르는 사람들로 이뤄진다. 믿음의 동료가 교회를 떠날 때 상호간에 아픔과 아쉬움은 피할 수 없다. 특히 목회자는 내색을 하지 않아도 다양한 충격을 받게 된다. ‘떠나는 교인’을 목사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어떤 대응이 바람직한 것인가.

크리스천 라이프웨이 대표 톰 레이너 목사는 5일 칼럼을 통해 몇 가지 조언을 내놓았다. 레이너 목사는 자신의 초년병 목회 시절을 회고하면서 “너무도 성숙하지 못하게 상황을 다뤘다”고 고백하며 “지금까지 거의 매주 비슷한 질문을 다른 목회자들로 받고 있다”고 밝혔다.

레이너 목사는 가장 먼저 ‘왜 떠나는가’에 초점을 맞추라고 충고했다. 그는 교회를 나가는 성도는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첫째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는 경우이고, 둘째는 아예 교회 출석을 중단하는 케이스이며, 세 번째는 같은 지역의 다른 교회로 수평 이동하는 사람들이다.


우선 교회 출석을 중단하는 사람들 중에는 교회와 ‘접촉점’을 찾지 못한 이들이 많다. 영적으로나, 심정적으로나, 인간관계로나, 교회를 계속 나가야 할 개인적 동기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이들에게는 교회를 지속적으로 나가야 하는 다각적인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같은 지역의 다른 교회로 수평 이동하는 부류의 이유는 실로 다양하다. 타당한 사유도 있고 자기 멋 대로인 경우도 있다. 자기 혼자 실망해서 교회를 이리저리 옮기는 사람들의 특징은 교회를 사교 클럽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이들은 자기가 돈과 시간을 쓰는 만큼 대접을 받길 원한다. 그러다 기대한 만큼 누리는 게 없다 싶으면 이웃의 다른 교회로 옮겨 간다.

그럼 과연 목사는 이렇게 떠나는 교인들을 만나야 하는가? 정답은 없다. 만날 수도 있고 만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 얻는 게 있다. 교회를 떠나는 원인을 파악하고 타당한 변화와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멋대로 자기 혼자 실망해서 교회를 나가는 교인을 만나 온갖 쓸데없는 불만을 듣고 목사만 피곤과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성도의 경우 목사로서 무언가 할 게 있을까? 물론 분명히 할 일이 있다. 멀리 이사 가는 성도는 선교사를 파송하는 심정으로 봐야 한다. 실제로 몇몇 교회는 이사 가는 교인을 위해 파송 예식을 갖고 파송장을 수여하기도 한다. 건강한 교회의 건강한 절차이다. ‘떠나는 교인’이 아니라 ‘파송하는 교인’이 되는 셈이다.

교인의 이탈이나 수동적인 태도를 예방하기 위해 목사가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성도가 교회 사역과 다른 교인들과 깊게 참여하고 어울릴수록 교회를 떠나기 힘들어진다는 사실이다. 소그룹을 형성하고 교회 사역에 참여할 길을 넓혀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자훈련을 통해 제자도와 청지기 영성을 교인들이 갖도록 이끌어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나는 교인은 있기 마련이다. 이럴 때 목회자는 절대적인 고독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다른 대다수 목사들도 똑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라. 그리고 교인들이 그리스도의 제자로 훈련되고 교회에 동화되도록 감정적 에너지의 방향을 전환시켜야 한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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