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시집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펴낸 이성호 시인

시집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펴낸 이성호 시인.
이성호 시인이 실로 오랜만에 시집을 출간했다. 시산맥 해외기획시선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은 14년 전부터 윤동주 문학의 밤 행사를 열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있는 품격 있는 산장지기가 된 이성호 시인이 ‘캘리포니아 갈대’ ‘내가 나를 두려워하는’ 이후 펴낸 세 번째 시집이다.
이성호 시인은 “RV(캠핑 카) 팍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미 전역 또는 세계 각 나라에서 오기 때문에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가 인사”라며 “우리들이 매일 듣고 말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이 의문은 나그네 우리 인생에서 가장 근본적 철학”이라고 시집 제목을 풀이했다.
산장지기의 눈으로 지켜본 14년, 천차만별의 캠핑카 만큼 빈부차도 있고 사람들마다 사연이 다르지만, 삶의 가치 행불행은 캠핑카의 종류에 있지 않고 각자 자기만족, 자신들의 몫이다.
이렇게 깨달은 진리가 이성호 시인에게 다시 시를 쓰게 했다. 미국까지 와서 한글에 매달린다는 아이들의 빈정거림을 무시하고, 모국을 떠남으로써 설움 받는 우리말과 글이 더 소중해서 녹슨 은쟁반을 곱게 닦아 담았다.
이성호 시인은 “이민 초기 거인들 사이의 난쟁이 같았던 어려움과 구겨진 자존심을 우리글을 소중이 닦으며 하소연한 공간이 한국일보 지면이었는데 이제 젊지 않은 나이에 시집을 엮으니 지난날들이 모두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고 그 시절을 회상했다.
그가 쓴 시 ‘가슴 빨간 새’처럼 가늠할 수 있는 아픔을 견뎌내며 14년 간 산장지기로 하루하루 살고 있지만 가슴 빨간 새들에게 애정을 시험 받아 속물 인간이 되고 말았다며 속상해하는 시인의 마음은 여전히 갈대에 머물고 있다. 저녁마다 산 위에서 불타는 황혼을 바라보며 짙어지는 그리움과 못 다 이룬 것을 생각하며 스스로 엄숙하게 사열식을 거행한다는 이성호 시인은 때로는 장군이다가 또 어느 날은 패잔병이 된다고. 그렇게 해가 바뀌니 그런 산장지기에게 조금은 거창한 새해소망이 생겼다.
“미국산 잉어는 한국 하천에서 한국토종물고기를 다 잡아먹고 아시안 잉어는 오대로호 이민와서 토박이 물고기와 생태를 위협한다고 양쪽 나라에서 골치라는데 우리 이민자들이 오대호의 아시안 잉어처럼 자자손손 이 땅에서 왕성하기를 기원한다”는 소망이다. 시집 문의 (213)725-3845 이메일 sungho@pyramidlaker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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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