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Wilson·Harvard·Rankin 등 사방으로 멋진 전망

2018-01-26 (금)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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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nes Peak (3386’)

Wilson·Harvard·Rankin 등 사방으로 멋진 전망

등산출발점인 Bailey Canyon Park.

Wilson·Harvard·Rankin 등 사방으로 멋진 전망

등산중에 뒤로 돌아본 시가지 전경.


Wilson·Harvard·Rankin 등 사방으로 멋진 전망

Jones Peak과 주변의 산줄기.


남가주 또는 LA지역에 살면서 등산에 다소나마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우선 이 지역
산들의 형세를 대강이나마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우리 LA의 뒷산이라고 볼 수 있는 산줄기인 San Gabriel Mountains의 규모를 알아본다.

San Gabriel산맥은, 남으로는 LA와 일부 San Bernardino County를 접하고 있고, 북으로는 Mojave 사막, 동으로는 15번 Freeway, 서쪽으로는 5번 Freeway에 접하는, 남북으로 23마일, 동서로 68마일, 총 면적 970평방마일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으로, 제주도 면적의 약 1.5배가 되며, 한라산(1950m)보다 높은 봉우리는 14개, 백두산( 2744m)보다 높은 봉우리는 6개가 된다.

또한 동쪽으로는 San Bernardino 산맥, 서쪽으로는 Santa Monica산맥을 위시하여, 크고 작은 여러개의 산맥들과 인접해 있어, 이들 산맥까지 셈하면, 우리 LA지역이야말로 명실 공히 등산인들의 낙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듯 가까이에 높고 큰 산들이 즐비한데, 그 중에서도 가장 가깝고도 큰 산을 하나만 꼽으란다면, 나는 단연 Arcadia와 Sierra Madre 시의 뒷쪽에 있는 Mt. Wilson을 들겠다.
이 산은 LA 한인타운 기준으로는 약 20여마일의 거리로, 승용차로 30분이면 기슭에 닿을 수 있으니, 바로 우리동네 뒷산이라고 할 수 있겠다.

큰산이긴 하지만 높이는, 남가주 기준으로는 결코 높다고는 할 수 없는, 5710’( 1740m )밖에 되지 않으므로, 약간의 경험이 있는 등산인에겐 자주 찾아 갈만한 좋은 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산이 크다보니까 정상까지 가려면 대략 6~8마일을 올라가야 하므로, 초심자에겐 다소 무리라고도 하겠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큰산이다 보니 당연히 주위에 크고 작은 10여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을 거느리고 있는 격인데, 그 중의 어느 하나에 올라서면 가까운 거리에서 그 주봉인 Mt. Wilson과 우선 눈인사라도 나눌 수 있으니, 이를 계기로 차차 친해질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런 취지에서 오늘은 Mt. Wilson의 주변 산 중에 접근성이 좋은 Jones Peak을 안내한다.

이 Jones Peak의 두드러진 특징이라면, 첫째, Mt. Wilson의 Base Camp의 성격이 있다는 점이다. 등산로 입구에서 정상까지의 거리가 3.3마일로, Mt. Wilson까지 오르는 거리의 절반쯤의 거리이고, 등반고도도 등산로 입구( 약 1100’ )에서 약 2300’정도 오르는 3386’로, 4600’ 정도를 오르는 Mt. Wilson( 5710’)의 절반에 그쳐, 초심자로서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둘째, 정상 표면이 큰 나무들이 아닌 덤불 숲이어서, 시야가 가려지지 않는다. 360도에 걸친 뛰어난 View를 볼 수 있다. Mt. Wilson, Mt. Harvard, Monrovia Peak ( 5409’ ), Rankin Peak( 5290’ ), Clamshell Peak( 4360’ )을 비롯한 주변 산들의 멋진 경치는 물론이고, 산 봉우리가 도시쪽에 바짝 붙어 있는 형국이라, 눈 아래로 펼쳐지는 사람사는 동네의 이런 저런 모습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왕복 6.6마일이며, 순등반고도는 2286’ 로, 총 산행시간은 5 시간쯤이 소요된다.


가는 길

210번 Freeway의 Santa Anita Ave에서 내려 1.3마일쯤 산쪽으로 올라간다. Grandview Ave에서 좌회전하고, 1.7마일쯤가면 Grove St이 나오는데, 여기서 우회전하여 0.3마일 직진하면 아담한 규모의 Bailey Canyon Park의 입구가 나온다. 공원안에 주차한다.

공원은 해가 질 무렵에 문이 닫히므로, 돌아 올 시간을 감안하여, 필요시엔 공원 밖의 주택가에 주차한다. 아담한 크기의 공원엔 손을 씻을 수 있는 깨끗한 화장실과 등산안내판이 잘 갖추어져 있고, 주차장 주변의 나무들도 꽤 아름답다.

등산코스

공원안의 여러 안내판을 잘 읽어 본 후, 맨 서쪽 울타리의 회전문(Turnstile)을 지나 포장도로를 따라 산쪽으로 들어간다.

바로 정면으로 우뚝 솟은 봉우리가, Sierra Madre시의 초대시장의 이름을 붙인, Jones Peak인데, 꼬불꼬불한 산길로 약 3.3마일의 거리이다. 숲속으로 들어가면 이내 오른쪽으로 길이가 10미터쯤되는 다리가 나오는데, 건너가지 않고, 직진한다.

5분정도 더 가면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등산을 처음 시작하는 곳과 Jones Peak의 바로 밑 부근에는 독성이 강한 Poison Oak이 자생하고 있으니, 특히 3출엽-하나의 잎자루에 작은 잎이 세개씩 붙어있는-의 식물은 함부로 만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길은 주로 50~100미터쯤의 짧은 길이로 계속 갈짓자( Switchback )로 올라간다.

등산로 입구로부터 1마일쯤되는 곳에 이르면 길이 갈라지는데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불과 10m쯤에서 길이 끝나고, 그 대신 아담한 벤치가 놓여있다. 잠시 걸터앉아 물도 마시며, 발아래 펼쳐진 City View를 즐긴다.

다시 원래의 길로 돌아가 산행을 계속한다.

2마일쯤 되는 곳에 이르면 왼쪽으로 갈라지는 내리막길이 나오는데, 내려가 본다. 불과 30m쯤에서 길이 끝난다. 걸터 앉기 좋게끔, 무너진 집터의 돌벽이 남아있다.

안내판에서 말하는 “Old Foundation / Cabin Ruins”로, 이 계곡이 1875년 경에는 R.J. Bailey라는 사나이의 소유였다니, 아마도 그가 직접 이곳에 터를 닦고 돌을 쌓았을 지도 모른다.

그가 누구였든, 이 풍진세상에서, 이곳에 한개 한개 힘들게 돌을 쌓으며 꿈꾸었을 그런 복된 삶을, 그는 과연 살고 갔을까? 자기가 쌓아올린 돌벽의 일부가, 먼 훗날 이곳을 지나는 등산객의 쉼터가 되고 있을 걸 상상해 봤을까? 그도 나도, 결국은 똑같은, 영원한 시간속을 잠시 걷다가 사라지는 덧없는 나그네일 터!

고도가 약 2700’되는 이곳을 전후로 하여, Black Sage는 차츰 드물어 지고, Ceanothus( 일명, Wild Lilac)와 Manzanita 숲이 정상의 바로 밑에까지 이어진다. 특히 봄철에는 온 천지의 기운과 온갖 식물들의 생명력이 합심하여 벌이는, 꽃동산의 축제가 황홀하게 펼쳐진다.

계속되던 오르막이 잠시 평탄해지면서, 곧바로 Saddle이 된다. 오른쪽으로 샛길이 갈라지면서, 그 위로 작은 봉우리가 있다. 100m정도의 급경사로를 올라서면, 바로 이곳이 Jones Peak이다.

여기까지 오르는데, 걸음이 빠른 사람은 2시간이 채 안걸린다. 걸음이 느린 경우라도 3시간이면 족할 것이다. 밋밋한 정상에는 허리높이 정도의 키 작은 덤불들만 무성하여 그다지 운치는 없지만, 사방팔방의 전망은 대단히 빼어나다.

북동쪽으로, 송수신 탑들이 모여있는 산이 보인다. Mt. Wilson이다. 약간 오른쪽으로는 하얀 색깔의 구조물이 보인다. 이것이 인류 최초로 허블에 의해 우주팽창설을 낳게 한, Mt. Wilson 천문대이다.

정상에 오른 기쁨속에 준비해 온 점심을 즐기고 충분히 쉰 다음, 올라온 길을 따라 하산한다. 정진옥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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