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연구팀 “청색광 노출되면 지방세포 작아 지고 분해 활발”
햇빛 내린 겨울숲 서부경남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10일 오전 경남 거창군 웅양면 동호숲에 바람에 날리는 눈발 사이로 태양빛이 내리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 적절하게 햇볕을 쬐는 것은 비타민D 체내 합성을 촉진하거나 우울증 예방과 증세 완화, 숙면 등 여러모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
아직 추가 연구가 필요하긴 하지만 어쩌면 햇볕을 자주 쬘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캐나다 앨버타대학 피터 라이트 교수팀은 피부 진피층 바로 밑에 있는 지방, 즉 피하지방이 청색광에 노출되면 줄어드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온라인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실험실에서 분화시킨 지방조직들에 청색광을 쬔 결과 지질 세포의 크기가 작아졌고 지질분해비율이 높아졌고, 지방조직 호르몬인 렙틴과 아디포넥틴 분비량이 늘었다.
또 지방조직에서 청색광 민감성 생체 신호 경로가 발견됐다. 실험에 쓴 청색광은 맑은 날 사람들이 햇볕을 쬘 때 받는 수준이었다.
렙틴은 체내대사 증진과 식욕 억제를 통해 체중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아디포넥틴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비만과 당뇨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지방조직에서 청색광 민감성 생체 신호 경로가 발견됐다.
햇빛 중 파장이 가장 짧고 눈에 보이지 않는 광선인 자외선은 비타민D 합성에 관여하고 피부를 그을리게 하거나 지나치면 눈을 해치지만, 이보다 파장이 긴 가시광선인 청색광은 피하지방 조절 기능을 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라이트 교수는 "태양의 청색광이 피부를 통과해 피하지방세포에까지 도달해 지질 알갱이의 크기를 줄이고 세포 밖으로 배출케 한다"면서 "즉 인체 세포들이 지방을 그만큼 저장하지 않게 된다"고 앨버타대학이 낸 보도자료에서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스마트폰 등 청색광을 내는 기기를 잠자리에서 보면 수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건 이미 알려져 잇는데 이는 햇빛이 생체리듬 조절에 관여하며 눈을 통해서 들어오는 청색광이 뇌의 중추신경에 작용해 잠을 깨우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피부 지방조직도 일종의 말초부위의 생체시계 역할을 하며 청색광에 노출되면 지방조직의 대사활동이 늘어나는데 햇빛 노출이 줄어드는 겨울철엔 지방 연소량이 조절돼 살이 찌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라이트 교수는 그러나 현재로썬 체중 감량을 위해 무리하게 햇빛이나 청색광을 쬐는 것은 안전하지도 않고 권고할만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아직 다양한 추가 연구들이 필요하고 예컨대 피하지방 세포 분해 작용이 일어나기 위해선 어떤 강도로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 청색광을 쫴야 하는지도 아직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번 발견이 피하지방세포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해주고 향후 빛을 이용한 비만·당뇨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될 방법 개발의 길을 열어줄 가능성을 기대했다.
약학자이자 앨버타대학 당뇨연구소장인 라이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당초 소아(1형)당뇨 환자 치료법 개발의 일환으로 광선에 반응해 인슐린을 생산하도록 지방세포를 생체공학적 방법으로 조작하는 연구를 하던 도중 뜻밖에 이번 발견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