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백두산 높이·왕복 13마일 코스, 다소 고단한 산행

2017-11-24 (금)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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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legraph Peak (8985’)

백두산 높이·왕복 13마일 코스, 다소 고단한 산행

등산 중에 본 Mt. Baldy.

백두산 높이·왕복 13마일 코스, 다소 고단한 산행

등산 중에 본 Telegraph Peak(오른쪽).


백두산 높이·왕복 13마일 코스, 다소 고단한 산행

정상부근에서 본 Bighorn Sheep.


Telegraph Peak 은 Mt. Baldy 동남쪽에 직선으로는 약 3.5마일, 등산로로는 약 5마일 떨어진 거리에 있는 해발고도 8985’(2740m)가 되는 산으로, 백두산 보다는 불과 4m가 낮다.

이 봉우리에 흔히 전보나 전신의 뜻으로 사용되는 Telegraph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1890년대에 정부의 지질조사 단원들이 이 산에 올라가서 직선으로 22마일 거리의 Mt. Wilson의 동료들과 태양광반사기( Heliograph )를 이용하여 상호간에 통신을 하였던 일에서 비롯됐다고 하니, ‘원거리통신을 한 산’ 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라고 하겠다.

이 산을 오를 때 보통은 Mt. Baldy의 남쪽 기슭인 Manker Flat(6160’) 에서 등산을 시작하여 Baldy Notch( 7800’)에 오르고, 다시 스키 활강장이 있는 Thunder Mountain ( 8587’)을 경유하여 Telegraph peak에 이르는 코스를 이용한다. 그러나 오늘은 힘은 더 들지만 아주 경치가 좋고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도 즐길 수 있도록 Icehouse Canyon을 거치는 산행을 안내키로 한다. 산행거리는 왕복 13마일에 순등반고도는 4500’가 되고 등산소요시간은 총 9시간 내외가 되니, 꽤 어려운 산행에 속한다.


가는 길

210번 Freeway상의 Mountain Ave에서 내려, 이 길을 따라 북쪽(산쪽)으로 향한다. 약 1.5마일을 가면 길이 오른쪽으로 구부러졌다가 완만하게 왼쪽으로 둥글게 돌아가며 산줄기의 초입으로 들어가는데, 계속 왼쪽의 큰길을 따르다 보면, Mt. Baldy Road를 만난다. Freeway로 부터 약 4마일 온 지점이다. 우회전하여 Mt. Baldy Road를 따라 올라간다.

약 4마일을 더 가다보면, 작은 시가지가 길 양쪽으로 형성되어 있는 지점에 닿는다. Baldy Village 이다. 왼쪽 편에 있는 Visitor Center를 찾아 들어가 주차하고 ( 잘 구비된 화장실이 있다), 사무실에 가서 Free Permit을 받아 지닌 후, 다시 2마일을 더 올라간다.

길이 왼쪽으로 꺾이는 곳에 이르면 Mt. Baldy Road를 버리고 직진한다. Icehouse Canyon Road이다. 200m 쯤 들어가면 길이 끝나고 왼쪽으로 큰 주차장시설이 있고 화장실도 있다. 북쪽으로 있는 등산 시작점을 쉽게 볼 수 있다. 주차허가증을 차안에 잘 걸어 놓는다.

등산코스

코스를 개괄하면, 우선 푸르게 숲이 우거지고 차가운 계곡물이 흐르는 Icehouse Canyon을 따라 3.6마일을 오르면, Icehouse Saddle에 닿는다. 여기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원근 산들의 전망을 즐기면서, 2.9마일을 더 나아가면, Telegraph Peak 정상에 이른다.

주차장에서 동쪽으로 나있는 Icehouse Canyon Trailhead ( 4920’ )에서 등산을 시작한다. 처음 1마일 정도는 계곡을 흐르는 물이 있어 이를 오른쪽에 두고 계곡의 왼쪽 기슭을 따라 오르게 된다. 오리나무 시카모어 단풍나무 삼나무 향나무 등이 무성한 속에 울퉁불퉁한 돌들 사이로 이어져 오르는 길에, 가끔씩 그 옛날에 지어졌을 산장들을 지나게 된다. 이따금 아마도 1938년의 대홍수에 파괴되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건물의 석벽이나 바닥 등을 보게 된다.

약 1 마일을 가면, Cedar Glen을 거치며 1.8마일 더 길게 오르는 곁길이 왼쪽에 나오는데, 우리는 그냥 직진한다. 1.5 마일쯤에 들어서면 수백년을 자랐을 장대한 장군송들이 여기에서 또 저기에서 우리를 상서로운 기운으로 감싸며 환영해 준다. Cucamonga Wilderness로 들어 섰음을 알리는는 표지판이 나온다. 1.8마일 지점이다. 대개는 이 곳에서 숨을 고르고 목도 축일겸 잠시 쉬어간다. 다시 행장을 차려 산을 오른다. 거친 돌들이 널려있는 마른 천을 건너면, 곧 2마일 왔음을 알리는 말뚝이 나온다.


2.4마일쯤엔 오른쪽 길 바로 아래에 약수터가 있다. 매발톱꽃 샘( Columbine Spring )이다. 이 약수터에 들꽃식물 ‘Columbine’ 이 자생하고 있어 불리는 이름이겠다. 일년내내 이 산의 정기가 서렸을 맑고 차가운 물을 내어준다. 갈증을 느끼는 우리 등산객들은 물론이지만, 특히 인근의 동식물들에게는 생명수 그 자체일 것이다. 이젠 길이 왼쪽으로 꺾이며 지그재그로 올라간다. Cedar Glen을 거쳐 올라오는 길이 왼쪽에서 합류한다. 이정표가 서 있다. 내려 올 때 여기서 실수로 직진하지 않도록 잘 기억해둔다. 우측 길을 택해 올라간다.

밤나무와 같은 모양과 냄새의 꽃을 피우는 Chinquapin 과 줄기가 빠알간 Manzanita가 우거진 사이로 좁게 나있는 길을 지나면, 이내 죽림칠현의 고결한 선비나 신선이 머무는 곳이 아닌가 싶게 청아한 분위기를 풍기는, 울창한 송림과 탁 트인 평지가 나온다. 이곳이 Icehouse Saddle 이다. 고도가 7580’( 2312m )이니 남한의 최고봉인 한라산 정상( 1950m )보다 훨씬 높은 곳인 셈이다. 대체로 과반의 등산객들은 이곳을 목표로 산행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뉘는 등산로를 따라 각기 또 다른 산으로 산행을 계속할 수 있는데, 우리는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간다. Three T’s Trail 이라는 이정판이 있다. 이 길을 통해 Timber, Telegraph, Thunder 의 산들을 갈 수 있기에 이들 이름의 머릿글자를 따서 부르는 호칭이다.

등산로는 완만한 오르막으로 Timber Mountain( 8303’ )의 서쪽 기슭을 몇 번의 Switchback 을 그리며 나아간다. 왼쪽으로는 Icehouse Canyon 의 숲이 싱그럽고, 뒤로는 Ontario Ridge 의 웅장한 모습이 멋지다.

Timber Mountain의 기슭을 돌아 정상부의 능선에 닿으면 정상이 우측으로 0.25마일이라고 알리는 표지가 있다. Mt. Baldy, Telegraph Peak, Ontario Peak 등의 큰 산들이 둘러있어 뷰가 매우 좋다. 직진한 후 곧 약간 오른쪽으로 굽으며 내려가는 길을 따라간다. 10여분을 내려가면 Timber Mountain 의 북북서쪽인 Timber/Telegraph Saddle ( 7800’ )에 이른다. 왼쪽의 Cedar Canyon 을 타고 올라온 상쾌한 바람이 이마의 땀을 닦아준다.

등산로는 이제 북쪽 정면으로 우뚝 솟아있는 8981’ 에 이르는 무명의 봉우리를 향해 가파른 경사를 지그재그로 이어간다. 보통속도의 걸음이라면 Telegraph 의 정상까지는 대략 1시간이 걸리는데, 50분 정도면 Telegraph 의 서남쪽 이웃인 8921’ 봉의 정상 가까이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부터는 대개 평탄하게 나아가는데, 갈림길에 이르면 ‘Three T’s Trail’ 이라고 쓰인 표지판을 보게 된다. 우측으로 나있는 오름길을 따라가면 곧 Telegraph Peak 의 정상에 이르게 된다.

뾰족하게 솟은 좁은 정상은 큰 바위 몇 개가 포개져 있고, 주변에는 키는 낮지만 아마도 수백년씩 이 자리에서 나이를 먹어 온 듬성듬성한 Mountain Mahogany들이 눈부신 하얀 미소를 지으며 맞아준다. 북서쪽으로는 Baldy, Harwood, Dawson, Wright 의 산들의 자태가 웅장하고, 바로 무릎 아래로는 Thunder Mountain이 홀로 오롯하다. 북쪽으로는 Coldwater Canyon 과 Lytle Creek 의 North Fork 이 펼쳐 있고, 남쪽으로는 Mt. San Gorgonio 와 Mt. San Jacinto 가 멀리 뒤에 포진한 가운데, 앞에는 Etiwanda, Cucamonga, Bighorn, Ontario 등의 산들이 반겨준다.

정진옥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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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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