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약을 꼭 필요한 미세 용량(microdose)만 눈에 넣어 줄 수 있는 마이크로 점안기가 미국에서 개발됐다.
현재는 녹내장, 안구건조증 등 각종 안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안약(점안액)을 작은 병에 넣어 한 방울씩 눈에 떨어뜨려 넣는 방식이 100년 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이 재래식 점안 약병의 구멍에서 떨어지는 안약 한 방울은 인간의 눈 표면이 수용할 수 있는 양보다 4~5배나 많다. 점안액 한 방울이 이렇게 크다 보니 눈에서 넘쳐 얼굴에까지 흘러내리거나 눈 귀퉁이에 있는 배수구로 흘러 체내로 들어간다.
이는 약물의 낭비를 떠나서 약물과 독성이 있는 보존제(preservative)의 과다 노출로 충혈, 가려움, 과민, 안구 건조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일부 국소용 약물은 심장박동을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느리게 또는 불규칙하게 뛰게 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뉴욕 마운트 시나이 안과-이과병원(New York Eye and Ear Infirmary) 연구팀은 약물 마이크로 리터(㎕) 용량을 정밀하게 80밀리 초(millisecond)안에 눈에 넣을 수 있는 마이크로 점안기를 개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4일(한국시간 기준) 보도했다. 80밀리 초라면 눈 한번 깜짝거리는 시간보다 빠른 속도다.
마운트 사나이 병원 안과전문의 촌초 이안출레프 박사는 이같이 아주 적은 용량을 넣어도 효과가 있는지를 시험해 봤다.
눈 뒤쪽의 망막을 관찰하기 위해 동공을 확대하는 데 사용되는 산동제를 이런 방식으로 환자들의 눈에 넣은 결과 재래식 방식으로 산동제를 점안했을 때와 똑같이 동공이 확대됐다.
또 재래식 방식으로 넣었을 때보다 혈액으로 흡수된 산동제 수치가 낮게 나타났다.
그뿐 아니라 부작용 발생률도 8%로 재래식 점안의 66%보다 훨씬 낮았다.
연구팀은 앞으로 녹내장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 방식으로 안약을 점안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연구결과는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 안과학회(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 121차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