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민주적 의사구조’ 가장 큰 문제
▶ ‘과도한 건축’ ‘지나친 전도’ 지적
‘작지만 건강한 교회’가 교인들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교회로 밝혀졌다. <연합>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소개하고 나누려 노력하지만 결코 녹록치 않은 일이다. 부정적 선입견을 전환시키거나 일단 추락한 신뢰를 되살리기는 어렵다. 더구나 교회에 발을 디뎠다가 등을 돌린 마음을 되돌리려면 더욱 지난한 과정을 기울여야 한다.
개신교인들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교회는 어떤 교회일까? ‘작지만 건강한 교회’가 교인들이 가장 많이 손꼽는 바람직한 교회다. 언뜻 보기에는 대형교회로 발길이 쏠리는 것 같지만 개신교인의 절반 가량이 유명 목사가 주도하는 대형교회가 아닌 ‘작지만 건강한’ 교회를 이상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회 출석을 중단한 사람들도 절반 가까이 ‘작지만 건강한 교회’라면 다시 교회를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청년위원회는 이와 관련한 조사 결과를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두 단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지난 5월15일부터 6월30일까지 19세 이상 60세 미만 남녀 1,32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먼저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하는 개신교 신자들에게 이상적인 교회는 어떤 곳이냐고 묻자 응답자의 47.9%는 ‘작지만 건강한 교회’라고 응답했다.
또 현재 출석하고 있는 교회의 문제점으로는 ‘비민주적 의사구조’를 지적한 답변이 19.6%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예배 및 설교 분위기’를 문제로 지적한 사람도 19.6%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발언’이 11.5%, ‘과도한 교회 건축’이 8.3%, ‘지나친 전도’가 7.9% 등으로 뒤를 이었다.
기독교인이지만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를 등진 원인도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얽매이기 싫어서’라는 사람이 29.9%로 나타나 3명 중 1명이 교회 출석을 속박으로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으로는 ‘시간이 없어서’라는 대답이 14.6%를 차지했으며 ‘목회자에 대한 불신’이 13.4%로 3위를 기록했다.
이들 ‘가나안’ 성도 중에서는 다시 교회를 다닌다면 ‘작지만 건강한 교회를 나가겠다’는 응답이 4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예배 분위기가 좋은 교회’가 24.1%, ‘민주적 의사소통이 가능한 교회’가 15.8%, ‘정치 및 사회 참여를 하는 교회’가 9.5% 등의 선호도를 보였다.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들 통틀어 응답자들은 종교의 순기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심리적 안정’이라는 응답이 37.5%로 가장 많았고 사회봉사 활동이 34.2%, 자기 성찰이 18.9%, 교육이 5.3%로 뒤를 이었다.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종교가 해야 할 역할로는 ‘사회구조 개혁을 위한 참여를 유도한다’가 42.1%와 ‘정책을 제안한다’가 6.6% 등으로 조사돼 적극적인 행동을 주문하는 응답자가 절반에 달했다. 또 ‘개인을 위로한다’는 27.4%,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가 17.8% 등 종교의 역할을 소극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조사는 표본을 주관적으로 추출하는 유의표본추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종교 분포는 개신교 86.7%, 천주교 5.9%, 불교 3.8%, 원불교 2.7% 등이었다. 개신교 관련 질문에는 교인들만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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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