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변 줄기 가늘게 나오거나, 자주 마려우면 진단받아야
▶ 영상을 보며 치료물질 삽입, 美서도 3대 치료법으로 추천
박동수 분당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초기 전립선암 치료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한 ‘브라키테라피 수술’을 국내 첫 도입해 지금까지 400례 이상의 시술 성과를 기록했다. <분당차병원 제공>
■ ‘브라키테라피 시술’ 각광
전립선암 초기라면 관찰요법, 적출수술(로봇수술), 외부방사선치료 등이 치료법으로 쓰인다. 그런데 최근 자기공명영상(MRI)과 초음파 영상을 융합해 전립선암 부위에 치료물질을 넣는 방식의 ‘브라키테라피(MR FUSION Brachytherapy) 시술’이 초기 전립선암 치료의 새 장을 열고 있다.
브라키테라피 시술은 2017년 미국 종합 암 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도 전립선적출수술, 외부 방사선치료와 함께 3대 전립선암 치료법으로 추천됐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부터 50% 선별 급여하는 국민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돼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줄었다.
분당차병원이 지난 2007년 이 시술을 국내 첫 도입한 이래 지금까지 400건 이상 시행하면서 국내 최대 시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브라키테라피 시술의 국내 개척자인 박동수 분당차병원 비뇨기과 교수에게 이에 대해 들었다.
-전립선암이 급증하는 추세인데.
“전립선암은 고령화와 식생활 서구화로 급증하는 대표적인 남성 암이다. 한국인 암 7위, 남성 암 5위일 정도로 크게 늘었다. 매년 1만명씩 전립선암이 새로 등록되고, 지난해에만 7만2,674명이나 치료했다. 특히 50세 이상 환자가 98.9%로 베이비붐 세대가 노령화되면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립선암이 생기는 원인을 꼽자면.
“동물성 지방과 육류의 과다 섭취 등 서구식 식습관이 전립선암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비만이나 당뇨병 등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운동 등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 비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립선암을 예방하기 위한 좋은 음식으로는 브로콜리, 녹차, 강황, 석류, 토마토, 수박, 복분자 등을 추천한다. 전립선암을 예방하려면 붉은색 고기를 되도록 삼가고, 붉은 색 채소와 과일은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 햇빛도 가끔 쬐는 것이 전립선 건강에 도움된다.”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하나.
“전립선특이항원(PSA)검사라는 간단한 혈액검사로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조기 발견을 위해 50세가 넘었다면 1년에 한 번 정도 PSA검사를 추천한다. 특히 가족 중에 전립선암 환자가 있다면 고위험군이므로 반드시 PSA검사를 해야 한다. 초기 전립선암은 증상이 없다. 증상이 나타냈다면 이미 3, 4기로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 소변 줄기가 가늘게 나오거나 소변이 자주 마려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노화 현상의 하나로 무시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진단하는 게 좋다.
일단 전립선암으로 진단됐다면 병기(病期), 나이, 몸 상태 등을 고려해 치료법을 정할 수 있다. 다른 암과 달리 전립선암은 진행이 느려 10년 이상 생존할 수 있다고 기대되면 완치를 위한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초기 전립선암의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관찰요법, 적출수술(로봇수술), 외부방사선치료, 브라키테라피 등이 있다.”
-브라키테라피 시술이 최근 화제인데.
“브라키테라피 시술은 방사성 동위원소를 전립선에 직접 주입하는 방법이다.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많이 시행하고 있다. 브라키테라피 시술을 할 때에는 이전에 촬영했던 MRI 영상을 참고하고, 실시간으로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시행하게 된다. 최근 세계적으로 MRI 영상을 초음파 영상에 덮어 씌워 합성 영상을 만드는 기계를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런 기계를 브라키테라피 시술에 적용하면 정확도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키테라피 시술은 재발률과 생존율에서 전립선 적출수술과 동등하면서도 합병증이 적은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반면 전립선 적출수술은 전립선 전체를 제거해 요실금, 발기부전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외부 방사선 치료는 전립선과 골반에 넓게 방사선을 쬐기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관찰요법은 환자에게 정신적ㆍ경제적 부담을 준다.
최근 저를 비롯한 분당차병원 의료진(신현수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김경아 영상의학과 교수)은 MRI와 초음파 영상의 융합기법을 이용한 브라키테라피 시술을 2명의 초기 전립선암 환자에게 성공했다. 앞으로 MRI와 초음파 영상 융합기법을 이용한 브라키테라피 수술이 초기 전립선암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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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