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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석 칼럼] 지방간의 주범은

2017-09-19 (화) 서연석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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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석 칼럼] 지방간의 주범은

서연석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정상적인 간세포는 전체 무게의 2~5% 정도 지방을 포함한다. 그 이상으로 지방이 쌓이면 지방간이라고 한다. 건강검진을 받은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30%, 여성의 15%에서 지방간이 발견된다. 과거에 비해 급증세인데다 발병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지방간은 지방간염, 더 나아가 간경변과 간암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꾸준하게 관리해야 한다.

지방간 환자 10명 중 2명은 알코올성, 8명은 비알코올성이다. 1주일에 적어도 2~3일은 술을 마시지 않아야 간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간에 해를 주지 않는 음주량은 소주 기준으로 남자는 반병, 여자는 4분의1병 정도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주된 원인은 비만이다. 영양섭취 과다로 포도당이 넘쳐나면 지방으로 전환돼 간 등 몸속에 축적된다. 특히 비만이면서 당뇨병인 사람은 지방간이 되기 쉽다. 간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심부전증·빈혈 환자에게 나타나기도 한다.


지방간에서 벗어나려면 간에 쌓인 지방이 세포로 가서 에너지원으로 쓰여야 한다.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이 필수다. 피하지방에 쌓인 지방질이 간으로 이동하면 지방간 해소가 어렵다.

지방간은 다른 간 질환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증상이 없다. 간혹 배의 오른쪽 갈비뼈 아랫부분에 불쾌감이나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거나 구역질·전신피로·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지방 축적으로 간세포가 팽창되고 혈액·림프 순환에 장애가 생겨 간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냥 지나치기 쉽다.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병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금주가 필수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지방간은 좋아질 수 있다. 규칙적이고 균형이 잡힌 식사와 빨리 걷기, 고정식 자전거 타기, 야산 오르기 등의 유산소운동이 도움이 된다. 주당 3~4회, 매번 30~60분 정도 운동하는 게 적당하다. 격한 운동은 간의 해독·대사기능을 약화시킨다.

비만이 원인인 지방간의 치료법도 비슷하다. 1시간 이상 운동해 체지방 특히 내장지방을 줄여야 한다. 식사량을 줄이고 고지방식을 삼가면 동맥경화 같은 성인병도 개선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식이요법, 당뇨병 관리를 잘하면 지방간을 줄일 수 있다.

지방간은 장기간 생활습관 개선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간경변으로 진행되면 정상회복이 어려운 만큼 간을 건강한 상태로 돌리고 잘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연석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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